PineTree/T2010. 7. 1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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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예전에도 말했듯이 장르나 소스를 새롭게 창조하는 실험이 아니라 새로운 조합의 실험으로서의 네이쳐 파운드라는 장르다.

 

드럼 앤 베이스 + 노래 여기까진 많다. (램잼월드)

 

드럼 앤 베이스 + 기타 + 노래 이것도 많다. (라디오헤드)

 

드럼 앤 베이스 + 피아노 + 하프 + 현악 스트링 엠비언트 이것도 많다. (골디)

 

하지만 서태지의 조합은 정확히 말하면 이런 것이다.

 

드릴 앤 베이스 + 드럼 + 베이스 + 기타 + 피아노 + 하프 + 노래 + 현악 스트링 엠비언트

 

이런 조합으로 이루어진 다른 음악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느낌은 그다지 새롭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저렇게 복잡한 소스를 쓴 음악과 드럼 앤 베이스 + 노래 이렇게 단촐한 소스로 만들어진

음악 둘다 드럼 앤 베이스 + 팝이라는 기본 토대는 같기 때문이다. 그 수준에서 새로움을 느끼게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조합만으로는

안되고 새로운 소스로 장르를 창조해야 한다.

 

드럼 앤 베이스 팝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드럼 앤 베이스에 노래를 얹은 사람들, 그리고 노래에 드럼 앤

베이스를 반주처럼 사용하는 사람들 이렇게 둘로 구분할 수 있다. 서태지는 후자다. 즉 드럼 앤 베이스라는 장르 컨벤션에 머물러 있느냐

그렇지 않고 새로운 뭔가를 위해 그것을 사용하느냐의 차이다.

 

서태지의 실험성이란 다른 거 다 제껴놓고라도 드릴 앤 베이스 + 드럼 베이스 기타 라는 록그룹의 실연 이거 하나로도 이미 충분하다.

피아노, 하프, 현악 스트링 엠비언트가 어레인지의 수준이라면 드릴 앤 베이스와 드림 베이스 기타의 융합은 단순한 물리적 조합도

아니고 어레인지는 더더욱 아니다. 드럼과 베이스가 드릴 앤 베이스화 되면서 동시에 드릴 앤 베이스는 록음악화된다. 화학적 융합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위한 실험이냐는 것이다. 그 화학적 융합의 효과는 무엇이냐는 것. 서태지 모아이에서 그 효과는 간명하게

나타난다. 음악이 좋다는 것. 모든 음들이 총체적으로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고 내가 예전에 레시피로 비유했듯이 그런 황금비율의

조합을 만들기 위해 끝없는 시행착오를 거친 후에 완성된 음악인 것이다.

 

서태지 신보의 느낌이 새롭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평론가들이 이 음악에 대해 대중적이라고 말한 것과 상통한다. 즉 서태지는 새로운

느낌을 만들려고 한게 아니라는 거다. 익숙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대중적인 느낌. 사운드는 그것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다. 느낌 자체가

새롭지는 않다. 뭐 시부야삘난다는 사람들도 많고. 하지만 구체적으로 자세히 파고들어보면 새로운 느낌은 안들지 몰라도 새로운 효과는

가지고 있다.

 

정리하자면 서태지의 모아이는 새로운 조합으로서의 장르인 네이쳐 파운드이다. 그리고 이 조합은 어레인지를 제외하고라도 드릴 앤

베이스와 록그룹 편성의 드럼 베이스 기타로 설명될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이런 조합은 서태지가 최초인 것이다. 그럼 왜 다른 뮤지션

들은 이것을 하지 않았을까. 하지 않은게 아니라 못한 것이다. 그러니까 실험적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우선 발상의 새로움, 그리고 그것을

실현한 음악적 마술. 이 두가지 의미에서 서태지의 모아이는 명백히 실험적이다.

 

록음악 편성의 연주에 전자음을 첨가한 경우는 아주 많다. 서태지도 7집에서 라이브와이어에서 드릴 앤 베이스를 간주처럼 첨가한 바

있다.  그리고 반대의 경우에서 드럼 앤 베이스를 하면서 기타나 노래를 집어넣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서태지는 이 둘 모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서태지에게서는 한 요소가 다른 요소의 서브 텍스트로 나타나지 않는다. 어떤 의미에서 모든 소스는 다

서브 텍스트의 역할을 한다. 메인 텍스트는 서태지의 노래다. 굳이 구분하자면 드럼 앤 베이스를 팝음악의 반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서태지와 가장 유사한 음악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서태지는 거기에 록음악을 융합시킨 것이다.

 

팝음악을 드릴 앤 베이스와 록, 그 둘 모두를 반주로 사용하면서 추구한다는 것. 이것이 네이쳐 파운드의 독자적인 조합인 것이다. 그리고

음악을 실제로 해보면 알겠지만 이 조합은 결코 그렇게 호락호락하거나 만만한 조합이 아니다. 괜히 실험적이라고 말하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서는 록과 드릴 앤 베이스 둘 모두의 장르 컨벤션이 파괴된다. 그리고 그것은 서태지의 노래라는 팝을 위해 반주로서 봉사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꼭 드릴 앤 베이스와 록의 융합이 필요했을까. 그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효과를 위해 조합된 것일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모아이를 직접 들어보면 알 수 있다.  록과 드릴 앤 베이스는 서로 섞이고 구분이 불가능해지는 지점에까지 도달한다. 실제

드럼과 베이스가 드릴 앤 베이스를 이어받아 연주할때 드릴 앤 베이스는 그 안에 융합되어 하이햇으로 자기주장을 한다. 록도 드릴 앤

베이스도 아닌, 장르 컨벤션에서 탈구된 음악이 탄생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서태지의 노래를 반주하면서 새로운 장르인 네이쳐 파운드

가 된다. 엄밀히 말하면 이것은 드릴 앤 베이스도, 록도 아니다. 그저 팝이다. 강명석씨가 대중적이어서 실험적인게 아니라 실험적이어서

대중적이다 라고 말한 것의 의미가 바로 이것이다.

 

즉 서태지가 궁극적으로 실험한 것은 대중성이었다는 얘기다. 대중성이 실험성을 위한

얹혀놓은 치즈케이크가 되는게 아니라 반대로 실험성이 여기서는 대중성을 위해, 대중성을 목표로 복무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음악

자체는 익숙한 것이고 실험성은 그 자체로 자기주장을 존재감을 표시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라디오헤드와 콜드플레이의 차이

이기도 하다. 서태지는 실험성을 티나지 않게 하고 대중성을 위해 그것을 복무시킨다는 점에서 콜드플레이와 비슷하다. 서태지의 모아이

가 새롭게 들리지 않는 이유는 콜드플레이의 2,3집이 기존의 브릿팝과 단절적으로 들리지 않는 이유와 같다. 서태지의 과거의 노래들과

모아이는 단절되지 않는다. 단지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그리고 이 업그레이드는 어디까지나 단절이 아닌 연속성 안에서 작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거기엔 티나지 않는 대중성을 위한 실험들이 존재한다. 단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것을 실험으로 인지하지 못할 정도의 교묘함을

가지고 있어서 티가 나지 않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때의 실험이란 노래를 위한, 대중성을 위한 실험이기 때문이다. 이때의 실험이 실험

자체로 자기주장을 조금이라도 하게 된다면 그것은 오히려 실패한 실험이 되버릴 것이다. 서태지 모아이에서 현악 엠비언트 사운드가

그렇듯이 이런 종류의 실험성은 귀로 들려야 하는게 아니라 전체적인 효과로서 몸으로 느껴져야 하는 종류의 실험성인 것이다.

 

여기서 기존의 드럼 앤 베이스 팝과는 다른 작은 차이가, 모아이 효과라고 할만한 네이쳐 파운드만의 뭔가가 발생하는데 나는 이것을

예전에 이렇게 설명한 바 있다. 장르 컨벤션(예를들면 드럼 앤 베이스)이 노래를 먹어버린 것이 아니라 반대로 노래가 장르 컨벤션을

먹어버리고 반주로 사용하는 거라고 말이다. 서태지 모아이와 드럼 앤 베이스 팝의 차이는 후자가 드럼 앤 베이스를 반주로 사용할때

드럼 앤 베이스라는 장르 컨벤션이 탈구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반면에 서태지의 모아이에서 그것은 록음악과 융합되서 전혀 다른

뭔가로 탈구된다. 기존의 맥락에서 벗어난다는 것이다. 써드 아이 파운데이션이 자신의 새로운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드릴 앤 베이스를

슈게이징과 결합한 것과 유사한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방법론은 비슷해도 방향성은 정반대다. 서태지는 그것을

자신의 노래라는 팝을 위해, 자신의 감정을 위해 (이것 자체는 서태지의 과거의 노래들에서도 동일하게 남아있는 익숙함일 것이다.)

사용하는 것이다. 그런 노래를 위해 드릴 앤 베이스를 록화하고 록을 드릴 앤 베이스화해서 둘다 메인 텍스트로서의 장르 컨벤션에서

탈구시켜 버린다. 그 둘은 이제 하나의 서브 텍스트로 융합되서 반주가 되서 노래를 보좌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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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ineTree]
PineTree/T2009. 7. 30.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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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는 진화한다.
문화대통령 서태지... 사람들은 우선 그 이름에 먼저 압도된다. 하지만 서태지라는 세 글자에 담긴 기의는 매우 생생히 살아 있으며 매일매일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로의 4년,
랩댄스에서 메탈로, 그리고 힙합으로, 그 외에 얼터너티브 록, 펑크, 소울 등 넉 장의 음반에 담겨있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은 오로지 ‘서태지’의 음악으로 규정되었다.
이후 서태지라는 이름 석자가 대중문화의 모든 것이었던 4년간의 그 시절을 홀홀이 떠나 자신의 음악적 뿌리였던 Rock으로 온전히 돌아오기 까지 2년의 시간. 그 후로부터 그는 한국에서는 단 한번도 대중문화에서 메인스트림으로 자리잡지 못한 Rock 음악만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얼터너티브 록, 하드코어, 핌프록, 이모코어 등 늘 새로운 도전 정신과 그만의 노하우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그의 음반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시나위 활동을 거의 록음악에 대한 열정은 18년이 지나 Nature Pound라는 자신만의 장르를 보여주며 8집을 발매한 서태지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8집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는 “2009 서태지밴드 라이브투어 [더 뫼비우스]” 의 첫 공연에서는 공연장에 모인 1만여 관중들에게 정규음반 신곡이 가장 먼저 라이브로 공개되기도 했다. TV, 라디오 등 매체를 통해서는 서태지를 만나기가 어렵다. 그의 모든 것은 공연장에서 보여진다. 그의 모든 역량과 음악의 에너지를 단 한번의 공연을 위해 산화시키는 서태지. 그가 꿈꾸어왔던 무대를 현실화하기 위해 무대, 음향, 특수효과 등 국내외 각 분야 최고의 역량들이 그의 공연을 위해 총 집결된다.
공연을 만드는 사람들이 말하는 ‘꿈의 무대’는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서태지의 공연은 아직까지도 유럽의 산중에서 이어지고 있는 슈베르트 음악 축제 ‘슈베르티아데’ (슈베르트의 친구들)를 연상시킨다. 슈베르트 생존 당시 그를 사랑하는 친구들이 모여 그의 음악을 함께 즐기던 모임 슈베르티아데.

6월 27일 대구에서 펼쳐진 그의 3번째 전국투어는 산 속에서 벌어진 숲속 콘서트였다. 마치 슈베르티아데처럼, 혹은 매년 여름을 뜨겁게 달구는 록 페스티벌처럼,,, 오직 너와 나 우리만 존재하는 시간.

팬들은 단지 공연을 ‘관람’하러 오는 것이 아니다. 매 공연마다 각 지역의 특색에 맞게, 또는 삼삼오오 그룹을 지어 자신들만의 개성을 잔뜩 살려 전국투어에 ‘참여’한다. 그래서 서태지의 공연장은 언제나 수많은 플래카드들과 팬들이 기획한 이벤트, 그리고 ‘서태지 팬’ 이라는 아이덴티티가 철철 흐르는 수많은 팬들로 진풍경을 연출한다.

그러한 팬들의 적극적인 열정에 서태지는 최고의 감동으로 보답한다. 80m에 이르는 무대규모에 심장을 관통할듯한 압도적인 사운드, 치밀한 영상과 조명, 불꽃축제를 방불케 하는 불꽃놀이, 물대포와 불기둥이 무대위로 치솟고 무대 위를 날으는 의자에 올라 관객을 매료시킨다.

그의 공연장에서는 그도 관객들도 모두 하나가 된다.

 

 

 






  • 서 태지는 8집 활동을 시작하며 미스터리서클과 UFO를 제작하여 더욱 강력하고도 정확하게 첫 번째 싱글의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 두 번째 싱글에서도 미스터리 프로젝트는 계속되어 서태지 실종 미스터리와 그와 연관된 두 번째 싱글에 대한 이야기를 다섯 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인류의 기원과 문명의 진화 그리고 경고의 메시지를 네티즌이 풀어가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는 음악 산업에 최초로 전곡을 유기적으로 이어 ‘스토리텔링 기법’을 도입한 예이며, 음반을 발표하는 새로운 형식과 가능성을 보여준 과연 서태지다운 프로젝트였다. 7월 1일 발매된 정규앨범 ‘Seotaiji 8th Atomos’은 모두 12트랙이 담긴 음반으로 1년 여간 이어진 서태지의 성공적인 8집 활동의 마지막 여정이자 이를 함께 해온 팬들에게 전하는 최고의 선물이다.






 Seotaiji 8th Atomos - 서태지 | BERMUDA [Triang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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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ineTree]
PineTree/T2009. 5. 18.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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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번 음반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번 음반은 나에게 중요한의미의 음반이다.

음반을 내기까지의 많은 고민도 있었고,

음악을 만들면서 나 자신과의 싸움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음 반을 내게 된 동기나 과정 역시 예전과는 느낌이 많이 달랐었다.

여러 면 에서 내겐 새로운 도전 같은 것이었다.

거두절미하고 지금 나는 정성을 다 해 하나의 음반을 완성했고,

이제 나의 팬들과 음악을 통해 다시 만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2. 이번 음반을 통해 시도하려했던 장르나 음악적 성격에 대해 말해달라.






이번 앨범의 전체적인 성격과 장르는 rock이다.

좀더 자세하게 얘기하면 Alternative Rock이다.

요즘 기사화된 사실과는 달리 HipHop과 Techno는 전혀 들어 있지 않다.

Space Music이나 Visual Rock도 아니다.

3, 4집에서 시도했던 Alternative Rock과는 많이 다른 음악이다.

부끄럽지만 내 개인 적인 평가로는 예전보다 훨씬 진보한 음악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대중적이 지는 않아서 역시 대중들에겐 생소한 느낌이 있을 것도 같다.

그리고 이번 앨범의 모든 곡들에겐 제목이 없다.

그리고 Take One, Take Two...이라는 것은 연작의 의미는 아니다.

그저 무의미한 이름을 붙인 것이다.

그 이유 를 약간 설명하면 지금까지 여러 곡들을 만들면서 제목과 작품의 연관성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끔 제목이라는 것은 작품을 설명하기엔 어렵 거나 또는 좀 왜곡되어 보이는 느낌을 발견했다.

미술 작품이나 음악을 최 초로 접하게 될 때 그 제목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느끼는 느낌이 진짜 느낌 같다.

그런 이유에서 이번 앨범에는 좀 색다른 시도를 해본 것이다.



  



3. 이번 앨범은 작사, 작곡, 편곡, 연주, 엔지니어링까지 모두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에는 실력있는 세션맨들이 있는데 단지 언론에의 노출을 피하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인가?






물론 미국에는 대단한 세션맨들이 많다.

그러나 세션맨과 Studio에서의 작업이란 것은 막대한 시간을 들여 모든 것을 꼼꼼히 작업하기는 힘든 시스템이다.

이번 앨범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나만의 톤을 찾기 위해 연구했다.

그리고 전곡의 장르가 Rock인 만큼 기타와 베이스사운드를 중요하게 생각 해,

많은 시간을 톤의 색깔에 투자했고 또 직접 연주했다.

그 결과 만족스러운 소리를 얻어냈다.

그리고 녹음비가 거의 들지 않았다는 장점도 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이게 꼭 커다란 이유는 아니었지만 내가 노출을 꺼리는 것도 하나의 이유로 작용한 것도 사실이다.



  






4. 뮤직비디오 촬영여부와 설명을 부탁한다.





지금 계속해서 두 곡의 비디오를 동시에 작업하고 있다,

한국에서 작업하고 있으며 기존의 3, 4일 정도에 제작을 마치는 비디오와는 다른

몇 개월 간의 작업을 필요로 하는 뮤직비디오이며 아주 새로운 장르의 비디오가 될 것이다.

  






5. 앞으로도 계속해서 음반을 발표할 예정인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하지만 좋은 음악이 만들어진다면 음반을 발 표할 생각이다.




  





6. 은퇴번복이라는 도덕성의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도 있는데...






이 문제에 대해 나는 많은 고민을 했다.

이번 음반을 내기 전 나의 은퇴번 복을 비난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짐작하고 있기도 했다.

여기서 나는 은 퇴 당시 나의 심정과 그 때의 상황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려 한다.

은퇴 당 시 기자회견장에서 우리가 했던 모든 말들은 진심이었다.

멤버 세명의 의견이 일치했고 우리는 서태지와 아이들로서의 은퇴를 선언한 것이다.

당시 우리는 많이 지쳐 있었고 사회 전반에 걸쳐 많은 회의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나는 이제는 꼭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결심했다.

하지만 나는 나의 전부였던 음악만큼은 계속할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답을 당장 찾을 수가 없었다.

너무 지쳐 있었기 때문에 그저 편안한 마음으로 휴식을 가지 면서 차후에 생각하고도 싶었다.

그러나 내가 만약 계속해서 음악을 할 것 이란 발표를 한다면,

가요계나 언론 등은 계속해서 나를 가만히 놔두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나를 괴롭혔다.

결국 나는 그 부분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을 도저히 할 수 없었고,

측근들을 통해 그 질문에 대해서는

"태지는 음악을 절대 하지 않을 것"

이라고 대답해 달라고 부탁하고 미국으로 떠났다.

그후 나는 휴식기를 지나면서 다시 음악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흘러도 나를, 나의 음악을 무작정 기다리고 있는 팬들이 안타 깝기만 했다.

그래서 나는 음악을 다시 만들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여기까지가 지금까지 내게 있었던 일들을 간단하게 얘기해본 것이다.

지금까지 이로 인해 나의 팬들을 염려시킨 것은 죄송하기만 하다.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당시의 나의 상황과 심정들을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그리고 이제는 작지만 그 사랑에 대한 보답을 음악을 통해 하려고 한다.

꼭 이번 앨범이 좋은 선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7. 항간에는 아버지의 건축비 마련을 위해 컴백을 했다는 말들도 사실인가?






물론 사실이 아니다.

어떻게 그런 이야기까지 나돌 수 있었는지 놀라웠다.

그저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부모님과 나를 욕되게 하려는 무례한 추측 일 뿐이다.

덧붙여 한가지 하고 싶은 얘기도 있다.

내가 없는 동안 아버지 께서 많은 욕을 보셨던 것 같다.

아버지께서 계약금을요구했다는 60억 게 약설 등 차마 아들로서 보기 민망할 정도의 기사도 많이 나돌았으나 ,

이번 기회에 사실을 밝히게 되서 마음이 놓인다.


  





8. 이번 계약금이 총 20억원으로 알고 있다.

IMF 시대에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말들에 대해서는?






물론 굉장히 큰 액수이다. IMF 시대의 위화감에 대해서도 사실 조금은 우려한다.

그리고 이런 점을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보시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다.

자기가 노력한 만큼의 대가를 보장받을 수 있는 나라이다.

물론 내가 그 돈을 아무데나써 버린다면 난 잘못된 것이다.

그렇지만 난 그 돈은 헤프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음악 이외에 다른 목적으로 함부로 써 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9. 미국에서의 생활모습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






난 지금 미국에서 건강하고 즐겁게 지내고 있다.

일부 떠도는 이야기처럼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지는 않다.

내가 서쿠르지라는 걸 잊었단 말인가?(웃음) 내가 그리던 나의 모습이다.

난 자연을 좋아한다.

친구들과 함께 몇날에 걸쳐 높은 산을 오르기도 하고 여름에는 바다 속으로 들어가 탐험도 한다.

나의 꿈이었던 R/C(Radio Control)도 자주 즐긴다.

그리고 미국은 별이 아주 많이 보인다. 밤에 하늘을 자주 보다가 결국 천체망원경으 로 우주탐사(?) 작업을 펼치기도...

뭐 가끔 고독을 느끼는 밤도 있지만 여러분의 덕으로 행복한 삶을 즐기고 있다.




  



10. 반도음반의 최삼랑 사장님께서는 이번 음반발표가

컴백의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는데 본인의 생각은 어떠한가?







굳이 컴백이라 말한다면 나도 부인하지 않겠다.

그렇지만 조금 미안한 마음은 마치 직접 무대로 돌아와 활동도 하고,

그러는 느낌을 주는 단어 같아서 팬들에게 미안할 뿐이다.










11. 음반을 발표하면서 활동을 일체 하지 않는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으며 이례적인 일이다. 그 의도를 알고 싶다.







나는 진정한 음악인이 되고 싶고 또 그렇게 평가받고 싶다.

음악인은 좋은 음악을 발표하는 것이 가장 큰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난 항상 자유 를 원하며 살고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은퇴할 때 많은 팬들이 한없이 섭섭한 마음을 묻고 나의 자유를 지지해 주었다.

난 아직까지도 그 마음을 가장 고맙게 생각한다.

아름다운 마음들이었다.

덕분에 나는 진정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앞으로도 나는 자유로움 속에서 숨쉬고 싶고 그저 내가 하고싶을 때,

누구에게도 구속받지 않는 자유로운 생각으로 음악을 만들 것이며

좋은 음악이 만들어졌을 때 비로소 나의 팬들과 함께 나눌 것이다.




  





12. 당신에겐 좋은 뜻이든 나쁜 뜻이든 나이에 걸맞지 않게

"뛰어난 사 업가" "치밀한 전략가" "언론에 능숙한 언론 플레이어"

등의 수식어가 뒤따른다. 이번 음반 발매 역시 상업적인 논란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그에 대한 생각은?






나의 음악적 열정을 돈 때문이라고 매도하지 말기를 바란다.

만약 이번 음반이 상업적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그 사람들은 '음악이 어려워서' '대중적이지 못해서'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성공하면 무조건 '상업적이다'라는 말을 해 버리는 것은 결코 논리적일 수 없다.

지금까 지의 나의 매니지먼트나 언론플레이가 상업적 이슈를 가져 오기에는 충분 했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음악이다.

나는 음악을 대하는데 있어서만큼은 부끄러움이 없다.

음악에 부끄러움이 없는 한 나머지 부수적인 것에는 철저히 상업적일 필요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음악사업가라 해도 좋다.

하지만 음악을 팔아먹는 장사꾼은 아니다.

장사꾼은 돈을 벌기 위해 목표를 세운다.

하지만 나는 목표를 세우기 위해 돈을 번다.




  





13. 한국의 현 가요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은퇴발표시 후배들에게 주제넘은 충고를 하기도 했었다.

사실 요즘은 한국 가요계에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한국의 가요계가 질보다는 양적인 팽창 뿐이라는 말이 간간히 들려올 때 참 아쉬웠다.

물론 몇몇 실력있는 선 후배와 동료들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우리 가요는 일본 가요와 겨룰 준비가 미흡한 것 같다.

난 일본 문화개방은 찬성하지만 우리 나라가 일본의 문화식민지가 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

정신이 없으면 의식 있는 음악을 할 수 없다.

부디 의식있는 후배들의 힘을 기대한다.



  






14. 지금까지의 소문들(결혼설,주유소 사장설,귀국설 등)에 대해 진상을 밝혀 달라.

그리고 그런 소식을 접했을 때의 심정은?






한국에 있을 때 루머가 퍼지면 가끔 화도 나고 그랬는데...

여기서는 그다지 피부에 와닿지 않아서인지 좀 덤덤하기도 했다.

물론 모두 낭설이다.

그리고 미국에서 나를 만났다는 사람도 꽤 많다던데...

그건 모두 새빨간 거짓말이다.

사실 여기서 우연히 한국 사람을 본 적은 있지만 나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15. 한국에 돌아올 생각은 없는 것인가?






아직 예정은 없다. 그러나 한국에서 태어난 한국인이 어떻게 고국을 잊을 수 있겠는가.

한국이 무척 그립다.

서울의 거리도, 부모님, 친구들과, 체조경기장도, 뚝섬도...

하지만 지금은 잘 달래며 지내고 있다.

언제가 될 지는 모르지만 빠른 시일 내에 꼭 가고 싶다.


  






16. 이주노, 양현석에게도 한마디...






가끔은 녹화했던 옛날비디오를 보며 추억에 잠기곤 합니다.

멀리 떨어 져 있지만 서로 걱정하는 것을 느낄 수 있구요.

주노형의 잔잔한 미소와 양군의 털털하고 귀여운표정이 내겐 자주 떠오릅니다.

지금까지 그랬지만 앞으로도 계속 건강하게 웃는 모습 기대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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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ineTree]
PineTree/T2009. 3. 18.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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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매거진t> 글에 대한 리믹스 버전 쯤 됩니다. <매거진t>의 글과 이 글 중 하나만 읽어도 되고, 두 개를 다 읽어도 상관은 없습니다. 그리고 서태지의 음악에 대한 정식 리뷰는 서태지의 정규 앨범이 발매된 다음에 언젠가 (...) 하겠습니다.


 서 태지와 함께 오케스트라 작업을 하는 지휘자 톨가 카쉬프는 서태지에 대해 “음악의 본질을 이해하고 있는 뮤지션”이라고 했다. 물론 이는 자신을 고용한 뮤지션에 대한 립 서비스일 수도 있다. 하지만 톨가 카쉬프가 굳이 ‘본질’이라는 단어를 쓴 것은 흥미롭다. 만약 그것이 단순한 립서비스가 아니라고 전제한다면, 톨가 카쉬프가 언급한 음악의 본질은 서태지가 <MOAI>에서 추구하는 어떤 음악적 방향과 맞물려 있을 가능성이 있다. 톨가 카쉬프의 분야인 클래식, 그 중에서도 오케스트라는 기본적으로 철저한 소리의 논리와 조화를 따지는 분야다. 물론 핵심에는 음악가들의 감성이 담겨있지만, 수십명의 오케스트라가 긴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소리가 어떻게 음악적인 조화를 해치지 않고 어울릴 수 있는가, 그리고 곡이 어떤 식으로 발전해 기승전결을 이루는가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이다. 이승환은 국내에서 가장 클래식적인 오케스트라 연주를 보여주는 '천일동안‘, ’그대는 모릅니다‘ 등을 작업할 때 그래미 수상자인 데이빗 캠벨과 함께 작업하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중 하나가 철저하게 사운드를 하나하나 쌓는 ’빌드 업‘의 과정이라고 말한바 있다.


논리적인 빌드 업


 그 점에서 <MOAI>, 그 중에서 ‘MOAI'는 철저하게 논리적인 ’빌드업‘의 과정을 따른다. ‘MOAI'의 시작 부분은 지금의 서태지가 생각하는 음악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물방울이 하나 떨어지면서 시작된 소리는 다시 물방울의 파장으로, 그 파장을 이어받는 노이즈가 낀 리듬 프로그래밍으로, 다시 이를 연결하는 이펙트와 박수로 끊임없이 연결된다. 서태지의 이 ’빌드 업‘은 사운드의 멜로디와 리듬, 그리고 톤까지 논리적으로, 혹은 음악적으로 말이 되는지 모두 계산한 뒤에 나올 수 있는 결과물이다. 그것은 마치 음악광이 소녀시대부터 에미넴을 지나 메탈리카에 이르는 곡을 ’일관성‘있게 컴필레이션 앨범으로 만들겠다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런 컴필레이션 앨범을 만들려면 앨범 전체의 기승전결은 물론 곡과 곡의 리듬 의 연결, 사운드의 유사성을 모두 계산해야 한다. 서태지는 그것을 한 곡 안에서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거의 모든 순간에 하고 있다. 보통의 곡이라면 곡 전체의 기승전결을 생각하면 되지만, 'MOAI'는 1초 뒤의 사운드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아마도 서태지는 수 없이 많은 음악을 들으면서 적당한 소스를 찾고, 그 소리들이 어울릴 때까지 레코딩에 매달렸을 것이다.


 이 철저하게 논리적인 과정이 만들어내는 효과는 자명하다. 그것은 ‘MOAI'와 ’MOAI'의 리믹스 버전의 차이이기도 하다. ‘MOAI'의 리믹스는 ’MOAI'에서 건반, 베이스, 퍼커션 등 어쿠스틱 악기를 거의 배제했다. 남은 것은 잠깐씩 등장하는 피아노 연주 정도다. 그 자리는 건조하게 반복되는 리듬 프로그래밍과 피아노에 비해 더 여린 터치와 맑은 톤으로 연주되는 전자 건반으로 메꿔진다. 그 결과 ‘MOAI'는 훨씬 더 차분하고 평온한 분위기의 곡으로 그려진다. 그 완성도는 불만스럽지만, MBC의 스페셜 방송에서 ’MOAI' 리믹스를 숲에서 찍은 것은 일리있는 선택이다. 어쿠스틱 연주가 곡을 보다 다채롭게 이끌어 가는 'MOAI'의 원곡은 좀 더 동적이지만, ‘MOAI'의 리믹스는 평온하고 정적인 숲의 느낌이 어울린다.


대중성과 실험성을 섞는 방법


 즉, ‘MOAI'에서 곡을 이끌어간 것은 보컬의 멜로디가 아니다. ’MOAI'의 리믹스 버전에서 보다 두드러지게 부각되는 서태지의 보컬 멜로디는 멜로디의 고저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차분하게 진행된다. 후렴구가 되는 ‘내 가슴 속에 남은 건 / 이 낯선 시간들 / 내 눈에 눈물도 이 바다 속으로’는 멜로디가 하나로 연결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낯선 시간들’과 ‘내 눈에 눈물도 이 바다 속으로’는 차분하게 내리깔 듯 멜로디를 소화한다. 이런 멜로디라인에 힘을 부여하는 것은 어쿠스틱 연주다. 1절의 첫 부분인 ‘네온사인 덫을 뒤로 등진 건’이 곡 안으로 치고 들어온다는 느낌이 드는 건 멜로디 자체의 힘 보다는 곡에 추진력을 얹어주는 피아노와 퍼커션 연주 때문이다. 그리고, 그 두 개의 소리가 등장할 수 있는 건 그 에 앞서 다양한 사운드들이 계속 변화하며 하나씩 쌓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MOAI>에서 서태지가 보여준 그만의 음악적 방법론은 실험적이기 때문에 오히려 대중적일 수 있는 접점을 찾는다. 만약 서태지가 기존의 일렉트로니카 사운드 안에 대중적인 멜로디를 결합하는 형식이었다면 그것은 대중적이면서 실험적이거나, 대중적이기 때문에 오히려 실험적일 수 있다. 하지만 <MOAI>에서 조직된 모든 사운드는 그 자체로, 혹은 멜로디를 더욱 대중적으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MOAI'의 도입부에 등장하는 복잡한 사운드의 연결은 그 자체로도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 기승전결의 구조를 만들지만, 동시에 서태지의 보컬 멜로디가 등장하기 전까지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역할을 한다. 시간을 잘게 쪼개, 그 안에 수많은 소리들로 곡을 ’빌드 업‘시키면서, 차분한 전개를 가진 하나의 멜로디가 꽤나 화려하게 등장할 수 있게 된다. ’T'IKT'AK'에서 메틀 사운드와 하프가 함께 등장하는 것은 실험적이다. 하지만 하프 연주에 이어 강렬한 디스토션 기타가 등장하면서 디스토션 기타의 폭발력이 배가 되는 것은 대중적이다. 이는 그냥 디스토션 기타가 터지는 것과 ‘T'IKT'AK'의 도입부처럼 리듬 프로그래밍을 통해 사운드를 하나씩 쌓았다가 터뜨리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드라마틱한 연출인가하는 것과 같다. 물론 많은 곡들이 그런 형식을 취한다. 하지만 서태지는 이를 극단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이뤄내고, 그것을 다시 여러차례 반복하면서 하나의 곡을 완성한다. 이는 지난 앨범 <Issue>에서 미완으로 끝났던 몇가지 실험들(이에 대해서는 7집 리뷰 참고)을 완결시킨 것과 같다. <MOAI>에서 주목해야할 건 이 싱글에 담겨 있는 소리들이 어떤 장르, 어떤 뮤지션에서 왔느냐가 아니라, 서태지가 그 모든 사운드들로 자신만의 ’팝‘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그 점에서 <MOAI>는 서태지가 지금까지 지적 돼 왔던 해외 뮤지션들의 모방 논란에서 분명히 벗어나기 시작한 결과물로 남을 것이다.


 서 태지의 이런 성과에는 그와 그의 동료들이 완성한 녹음 기술도 포함된다. 서태지는 그 내놓는 앨범마다 높은 완성도의 녹음 수준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의 녹음은 앨범에 담긴 음악적인 방향을 완전히 담아내는데는 모자랐다. 이는 원래의 <Issue>와 서태지의 데뷔 15주년 기념 앨범에 담긴 리마스터링 된 <Issue>를 비교하면 쉽게 알 수 있다. ‘Heffy end'에서 서태지의 목소리 뒤에서 거칠게 울리는 또 다른 목소리는 리마스터링 앨범을 통해서야 뒤에서 쫓아오는 듯한 공간감을 얻는다. 그것은 리마스터링 된 ’Take 2'의 도입부에 등장하는 리듬 프로그래밍이 원래의 앨범보다 훨씬 어떤 공간속에서 연주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과 같다. <MOAI>의 녹음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했다. ‘MOAI'의 첫 부분에서 물 방울이 떨어질 때의 공간감은 녹음기술에 대한 자부심의 표현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이 녹음 기술의 발전은 서태지가 지금 추구하는 음악이 어떤 모습인지 추론 가능하도록 만든다. 사운드의 공간감과 위치가 정확하게 표현되면서, 서태지의 음악은 상당히 3차원적으로 변한다. ’MOAI'의 중반에서 뒤에 물러나 있던 하프 소리가 갑자기 앞으로 튀어나오면서 곡의 전개가 바뀌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소리로 3차원적인 공간을 만들어내는 이런 녹음은 스페셜 앨범의 5집 리마스터링 앨범과도 일맥상통 하는 것으로, 이런 음악들은 듣는 사람의 어떤 감정을 자극하기 보다는 듣는 사람이 곡을 감상하면서 각자의 감정을 느끼는 것에 가깝다.


팬을 위한 음악이 부끄럽지 않은 이유


 이 는 지금 서태지가 추구하는 음악의 방향이 무엇인가를 짐작할 수 있는 하나의 단서다. <MOAI>는 올해 발표된 국내 앨범 중 컴퓨터로 듣는 것과 오디오에서 CD로 듣는 것 사이의 격차가 가장 큰 앨범일 것이다. 이건 음질이 좋다, 나쁘다의 문제가 아니라 아예 그 소리가 들리느냐 마느냐의 문제다. 심지어 나의 경우도 앨범 발매일에 스트리밍으로 돌아다니는 ‘MOAI'를 듣고 ‘이게 전부야?’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물론 제대로 된 온라인 음원 서비스는 스트리밍에 비해 낫기는 하지만, 그것이 일반적인 컴퓨터 스피커의 한계까지 극복해주지는 못한다. <MOAI>를 ‘제대로’ 듣기 위해서는 CD를 사서 음악에 집중하고,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면 몇 번 반복할 정도의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현재 음악계에서 서태지를 비롯한 뮤지션들에게 이런 투자를 할 사람들은 팬 밖에 없다.


 하 지만 듣는 사람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는 서태지의 이런 자세는 지금의 서태지에게는 긍정적이다. 그가 듣는 사람에게 크게 신경쓰지 않는, 혹은 팬을 믿는 음악을 만들어 내면서 그는 자신의 목소리를 꾸미지 않고도 노래를 부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금 자신의 감성을 온전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 그것은 ‘f.m business'와 ’T'IKT'AK'의 차이기도 하다. 'f.m business'에서 거친 기타 연주와 함께 파워풀한 목소리를 내려고 애쓰던 서태지는 ’T'IKT'AK'에서 자신의 목소리 만으로도 충분히 메틀 사운드를 소화할 수 있다. 만약 서태지의 팬층이 지금 정도 선을 유지한다면, 서태지는 과거보다 더 음악적인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MOAI'처럼 이른바 ’타이틀 곡‘ 용 멜로디로는 너무 차분하다 싶을 정도의 곡을 자신의 방법론을 통해 대중적으로 재구성하면서, 그것을 소비자에게 하나 하나 듣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팬만을 위한 음악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팬을 대상으로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것과, ’문화 대통령‘이나 ’슈퍼스타‘의 이름값 때문에 모두가 좋아할 만한, 혹은 모두에게 폼나는 음악을 하는 것 사이에 어느쪽이 더 긍정적일지는 분명하다. 서태지는 현재 싱글 15만장, 공연 관객 3만여명 정도의 시장을 유지할 수 있다. 서태지가 영향력에 대한 욕심을 부리거나, 혹은 모든 사람에게 박수 받고 싶지만 않다면, 그는 지금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 하면서 살 수 있다. 실제로 이번 앨범에서 서태지는 서태지에 대한 온갖 담론이 무색할 정도로 음악이 중심이 된 마케팅을 펼치는 중이다. 미스테리 서클과 UFO는 자신의 음악을 소개하기 위한 장치였고, 게릴라 콘서트와 ETP페스트, 톨가 카쉬프와의 협연은 모두 팬들을 위한 공연이다. 남들이 어떻게 보건, 그는 자신이 지금 가장 잘할 수 있는 음악을 들고 나와서,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그만큼 그는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서태지는 이렇게 말할 거 같다. “그래서 어쩌라고?”


뿌짖뿌짖 쉬크하게


 그 래서, 서태지는 일반적인 음악과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감성을 표현한다. 보통의 음악들은 슬프다, 기쁘다 등의 감정을 표현한다. 이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서태지가 들려주고자 하는 것은 그런 감정들이 아니다. 오히려 그런 감정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를 전달하는 과정에 가깝다. 서태지의 팬들이 <MOAI>에 대해 가장 인상적으로 말하는 것들은 후렴구의 멜로디나 멋진 연주보다는 사운드가 수많은 ‘빌드 업’의 과정을 거쳐 어떤 인상적인 순간을 만들어낼 때다. ‘MOAI'에서 사운드의 변화에 이어 서태지의 목소리가 드디어 등장하는 순간이나, ’MOAI'와 ‘T'IKT'AK'에서 갑자기 하프가 등장해 귀를 번쩍 뜨게 하는 순간들. 그것은 어떤 구체적인 감정 보다는 강한 카타르시스의 순간이다. 논리적으로 차근차근 쌓였던 사운드들이 정점에서 어떤 사운드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주는 것. 서태지의 팬들이 'Human dream'의 ’뿌짖뿌짖‘을 인상적인 부분으로 꼽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사운드들이 복잡하게 얽혀 들어가던 곡에서 갑자기 ’뿌짖뿌짖‘이 들릴 때의 쾌감 같은 것. <MOAI>에서 ’쉬크‘나 ’뿌짖뿌짖‘처럼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듯한 단어들이 꽤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물론, 그 ’뿌짖뿌짖‘이 인상적일 수 있는 것은 그 뒤에 관악기가 깔리면서 ’뿌짖뿌짖‘의 효과를 배가 시키기 때문이다. 이는 ’TAKE 2'에서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기는 부분이 ‘TV!'지만, 그 부분이 인상을 남기는 것은 그 앞의 복잡 다단한 과정이 있었기 때문인 것과 같다.


 이 는 그동안 그의 독특한 음악적 / 사회적 위치, 혹은 그의 음악에서 사용한 장르들 사이에 감춰진 서태지의 감수성일지도 모른다. 서태지가 ‘필승’에서 비스티 보이즈의 ‘Sabotage'를 가져왔다 하더라도, 그 곡이 대중적으로 먹힐 수 있던 포인트에는 비스티 보이즈의 스타일을 거쳐 ’아름다운 기억들을...‘로 곡을 마무리하는 순간의 카타르시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어떤 장르의 옷을 입건 간에, 그는 거기서 강렬한 카타르시스의 순간들을 만들어냈다. 그것은 기쁘다, 슬프다를 떠나 지난한 과정을 거쳐 그 순간에 도착할 때의 희열 같은 것이다. 서태지는 <Issue>에서 멜로디의 구성 파괴를 통해 ’Heffy end'나 ‘Live wire'등에서 각각 그 성격이 다른 카타르시스의 순간을 계속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리고, 서태지는 <MOAI>에서 그 순간을 만들기 위해 사운드를 하나 하나 쌓아나간다. 그것은 이성적인 논리가 만든 감정일 수도 있고, ’MOAI'에서 ‘내 가슴속에 남은 건 이 낯선 시간들’이라고 말하는, 인생의 어느 순간을 지난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어떤 순간을 재구성한 것일 수도 있다. 서태지의 팬들이 ‘MOAI'를 듣고 감격했다고 하는 건 단지 그들이 ’서빠‘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서태지의 행적을 꾸준히 쫓고, 그의 음악을 익숙하게 들어왔던 사람들은 ’MOAI'가 보여주는 어떤 순간을 잡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건 ’네온사인 덫을 뒤로 등진‘채 ’낯선 시간들‘을 맞이하게 됐다는 ‘MOAI'의 가사 그대로, 수많은 이슈와 과대 평가와 과소 평가를 지나 자기 세계로 들어가 버린 사람의 편안한 모습을 볼 때의 기쁨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논리나 이론을 떠나 개인적인 감정만을 이야기한다면, 'MOAI'에는 어떤 복잡한 시기를 지나 무언가 내려놓은 사람의 편안함이 있다. <MOAI>는 서태지의 솔로 음반 중 가장 자신의 감수성을 별다른 화장 없이 그대로 드러낸 작품일지도 모른다.


서태지 담론이 아닌 서태지 엔터테인먼트의 시작


 이 는 역으로 <MOAI>가 비판받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MOAI>, 방법론이 어땠건 간에, 음악이 자기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라면, <MOAI>는 모호하게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애써 음악을 만들어냈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부분은 ‘좋다’ ‘싫다’의 문제에는 적용될 수 있어도 음악의 완성도를 평가하는데는 다소 모호한 기준이 될 수 있다. 서태지가 하나 하나 사운드를 쌓은 끝에 살짝 드러내는 어떤 감정들은 명확한 감정의 상태를 그려내지 않는 대신, 그만큼 세밀한 어떤 순간을 그려내기 때문이다. 그건 음악보다는 마치 그림에 가깝다. 서태지는 그 중에서도 점묘화다. 하나하나 찍어서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엄청난 시간이 들지만, 그만큼 디테일하게, 최대한 자신의 이상에 가까운 모습을 표현할 수 있다.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다면 유희열이 토이 6집을 내면서 했던 말을 상기해도 좋다. “(이번 앨범은) 대중에게 다가가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지금 내 필터를 거친 나의 음악이 내가 생각하는 정답이냐 아니냐에 대한 싸움이었다.” 유희열이 지금 ‘여전히 아름다운지’를 만들지 않고 멜로디의 형식 파괴를 시도한 ‘오늘 서울은 하루 종일 맑음’을 내놨듯, 서태지는 지금 ‘이제는’이나 ‘슬픈아픔’ 대신 ‘MOAI'를 만들었다. 오히려 ’MOAI‘에 대한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부분은 서태지가 내세운 방법론이 얼마나 엄격하게 지켜지고, 그것이 그만의 독창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냈느냐는 것이다. 예를 들어 ’MOAI'는 원곡과 리믹스 모두 후렴구가 등장하는 부분에서 신디사이저를 사용해 곡의 흐름을 끌어 올린다. 이런 전개는 멜로디의 변화를 연결하기 위해 일반 가요에서 많이 쓰이는 부분인데, 서태지 역시 ‘MOAI'에서 작게나마 이 소리를 집어넣어 후렴구의 변화에 이용한다. 그만큼 이부분에서 서태지의 ’네이처 파운드‘가 앞세우는 독창성은 살짝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이 부분이 ’MOAI'의 완성도에 결함을 줄 정도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MOAI'에 대해 디테일한 영역을 건드리지 않고 ’좋다 / 나쁘다‘로 말하거나, 서태지의 이번 음반이 ’잘 팔린다 / 안 팔린다‘고 말하는 것은 지금 그의 음악이나 행보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를 이해하는데도 별다른 도움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서태지를 까느냐 칭송하느냐 자체를 엔터테인먼트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는 필요하겠지만).


 그 래서, 서태지는 어쩌면 지금이 가장 흥미로운 순간일 수도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해체 이후 서태지는 늘 그를 바라보는 모든 시선들의 경계에 걸쳐 있었다.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서태지는 전혀 다른 얼굴의 사람으로 변했고, 서태지 그 자신도 일정 부분 그런 경계 위에 서 있는 것을 택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듯 했다. 그러나, 서태지가 <MOAI>에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팝의 구조 안에 새로운 사운드를 쌓아 들려준 음악은, 그리고 UFO같은 세트를 짓고 한미일의 락 밴드를 불러 ETP페스트를 하고, 톨가 카쉬프를 불러 오케스트라를 조직해 자신의 음악을 하는 모습은 자신이 스스로 자신의 경계를 그어버린 듯 하다. 그는 지금 어떤 대중의 기대나 사회적 맥락과 상관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있다. 그건 적어도 서태지가 MBC <황금어장>의 ‘무릎 팍 도사’에 나와 “저도 똑같은 사람이에요”를 말하는 것 보다는 훨씬 솔직한 모습일 것이다. 1996년 이후 온갖 나라를 떠돌아 다니고, 그 과정에서 보통 인간들의 인생과 전혀 다른 삶을 12년째 살고 있는 인간이 대중과 똑같은 척 하는 것이야말로 가식일 수도 있다. 물론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지금 한국에서 그런 라이프 스타일과 그것을 뒷받침할 자본과 자기만의 독립적인 시장을 가진 채 자기 음악을 하면서 매스미디어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을 수 있는 뮤지션은 서태지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그런 사람이 만들어내는 음악과 ‘UFO'같은 행동들을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일 수 있다. 간단하게 이런 거다. 서태지보다 좋은 음악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이런‘ 음악이 조만간 다시 나올까? 글쎄.

 

글 : 강명석(lennonej@naver.com)

 

[출처:triplecr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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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ineTree]
PineTree/T2009. 3. 15.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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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의 음악들은 그 간에도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왔다. 서태지 측의 직접적인 설명이 작품의 창작 의도 및 내용 등을 가장 정확히 알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태지 소속사인 서태지컴퍼니 측은 서태지 8집의 2번째 싱글 발매 당일인 10일 "전체 4곡 , 총 길이 16분 5초 분량의 서태지 8집 2번째 싱글 '8th Atomos part Secret'는 8집의 1번째 싱글 '모아이'의 미스터리 프로젝트를 업그레이드 시킨 2번째 스토리"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 대중음악계에서는 최초로 스토리텔링 기법을 최초로 도입한 음반"이라고 설명했다.

서태지컴퍼니 측은 또 "8집의 2번째 싱글도 1번째 싱글과 마찬가지로 순수 한국 기술로 작업된 음반"이라며 "서태지의 작업실인 '테크노-티 스튜디오'에서 서태지의 진두지휘 하에 완성한 작품"이라고 전했다.

 

서태지는 이번 앨범을 통해 인류의 기원과 문명의 진화, 그리고 경고의 메시지를 담아냈다.

 

 

 

- Bermuda [Triangle]


에덴동산의 사랑과 성(性)의 아름다움과 타락함을 은유적으로 묘사한 ‘Bermuda [Triangle]’

 

 

 

- Juliet

 

‘줄리엣’(Juliet)은 푸른 화성에서 운명적으로 아름다운 여인과 만나게 되지만,

단 하루의 신기루 같은 사랑을 나누고 이별하게 된다는 이야기.

 

시공을 초월한 애틋한 사랑을 담은 조작된 문명의 기록을 표현했다

언어로는 결코 전해질 수 없는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그런지한 사운드로 표현해낸 곡 ‘Juliet’

 

 

- Coma

 

서태지컴퍼니 측은 “‘Coma’는 화재로 소실된 숭례문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했다”며 “동기성 망각과 지구인의 무력함에 대한 경고다”고 밝혔다.

 

8집 앨범 두번째 싱글 수록곡 <코마>의 모티프가 '숭례문 화재 사건'이라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서태지가 사건 당시 국내 머물고 있었다. 이 화재 사건을 통해 인간의 허무함과 무기력함에 대해 깨닫고 노래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서태지 싱글2에 수록된 ‘Coma’는 대한민국의 낯선 풍경에 대한 슬픈 이야기로 우리에게 유토피아적 환상의 망령을 일방적으로 세뇌, 무력하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검은 세력에 대해 노래한다. 허무한 어쿠스틱 기타 연주와 몰아치는 사운드가 부조화를 이루는 곡이다.

실 제로 ‘Coma’는 “오랜 시간이 지나가버렸지 어떻게 난 아무런 기억들이 나질 않는 걸까. 수 많던 저 인파들 속에서 본 적 없는 저 낯선 풍경이 나를 노려 보네. 높게 올려 쌓은 담 이 단절 속의 난 나의 꿈에 거짓을 고한 이후 그 향긋했던 약속의 이 도피처로 돌아온 나는 단 하루도 편히 잠들지 못했는걸”라는 가사로 숭례문 화재소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한다.

 

 

- Bermuda [Triangle] [RMX]

 

마지막 트랙이자 '버뮤다 [트라이앵글]'(Bermuda [Triangle])의 리믹스버전인 '버뮤다 [트라이앵글] RMX'(Bermuda [Triangle] RMX)에 대해선 "원곡을 180도 다른 모습으로 리믹스한 곡"이라며 "네이처파운드 장르의 일렉트로니카 버전으로서 '버뮤다 [트라이앵글] 숨겨진 아름다움을 재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네이처 파운드" 일렉트로니카 버전의 ‘Bermuda [Triangle] RMX’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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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ineTree]
PineTree/T2009. 3. 14.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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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 http://blog.naver.com/afx1979/90043708925

 

벅스엔 아직 안올라와서 엠넷 회원 가입하고 엠넷에서 듣고 있다.

 

Seotaiji 8th Atomos Part Secret (Single)

정식명칭은 이렇게 되고 총 4곡이 들어 있다.

 

1번곡은 버뮤다. Bermuda (Triangle)

 

전에 이미 발표되었던 곡이니 리뷰는 패스.

 

2번곡은 줄리엣. Juliet

 

기본적으로 버뮤다의 연장선상에 있는 곡이다. 버뮤다 못지 않게 구성이 독특하다.

오프닝 - 1절 - 후렴 - 2절 - 후렴 - 브릿지 - 클로징. 이렇게 총 7개의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특이한 것은 오프닝과 클로징이 수미쌍관 구조를 이룬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 곡은 후렴이

두개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각각 두번씩 반복되는 후렴이 두개. 말하자면 듀얼 코어를 탑재한 곡인 셈이다.

그리고 1절 버스가 2절 버스보다 두배 길다. 바꿔 말하면 2절 버스가 1절의 절반 정도이다. 이런 비대칭 구조 역시 특이하다.

 

버뮤다의 구성과 비교해보자면, 버뮤다는 이렇다.

인트로(천상) - 1절 + 서로 다른 템포 - 후렴(큭 한다음에 천상에서 터지고 마리오 소리까지가 후렴부분) -
2nd 인트로(천상부터 까만밤) - 2절 + 서로 다른 템포 - 후렴 - 브릿지(바다) - 엔딩(버뮤다 트라이앵글~)

 

버뮤다와 줄리엣의 가장 큰 차이점은 버뮤다가 인트로와 후렴이 서로 겹쳐지는 데 비해 줄리엣의 인트로-클로징과 후렴은 완전히

별개라는 점이다. 말하자면 버뮤다에서 인트로는 후렴을 약간 변형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비해 줄리엣의 인트로-클로징은

후렴과 무관한 별개의 수미쌍관 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또하나의 후렴, 제 2의 후렴, 두개의 후렴을 가진 곡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버뮤다의 브릿지 이후 갑작스런 엔딩(사실상의 브릿지-엔딩)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으로 충격적인 구조이다.

 

버뮤다가 단 두번만 후렴을 반복함에도 후렴을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는 이유는 인트로와 두번째 인트로가 후렴의 일부분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후렴은 두번 반복되지만 천상이라는 단어는 총 4번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후렴이 더욱 친숙하게 느껴지게 된다.

그런데 줄리엣은 듀얼 후렴을 선택하므로써 버뮤다보다도 후렴을 각인시키는 것이 더 어려운 곡이 되었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 질리기도

어려운 곡이 된 것이다. 세이브 미 나우~ 이 부분이 오프닝과 클로징을 장식하는데 이것을 곡의 제 1후렴이라고 한다면 중간에 나오는

진짜 전통적 의미에서의 후렴(저 하늘로~ 이부분)은 세이브 미 나우 부분과 완전히 별개의 제 2의 후렴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에

비하면 1절이 2절보다 두배 길다는 비대칭 구조는 사실 사소한 문제이다.

 

이곡은 그 어떤 부분도 세번 반복되는 부분이 없다. 버스는 정확히 말하면 한번 반으로 이루어져 있고 후렴과 제 2의 후렴 모두 딱 두번

반복된다. 그리고 브릿지는 한번. 대중성이라는 것에서 반복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전에 버뮤다 리뷰를 할때 이미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이 줄리엣에서 서태지는 대중성을 아예 버린 것일까. 이렇게까지 청자가 파악하기 힘든 미스테리한 곡이 대중성이 있을 리 없다.

한가지 변수가 있다면 세이브 미 나우 이부분과 저 하늘로 이 부분은 서로 동일하진 않지만 분명히 다르지만 동시에 서로를 보완해주는

두개의 후렴이라는 점이다. 그 두개의 후렴이 서로를 차이의 반복으로 형성하면서 (그러니까 질리는 것만 방지하면서) 대중성을 획득할

수 있다면 이곡은 모아이나 버뮤다보다도 훨씬 더 교묘하게 대중성을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질리는 것을 방지하는 장치가 되어 있는 곡

이라고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 증거로 세이브 미 나우 부분과 저 하늘로 부분의 멜로디는 분명 다르지만 연주는 비슷하다는 걸 들 수 있다.
물론 완전히 동일한 것은 아니고 말그대로 차이로서의 반복인 것이다. 이 곡의 승부수는 이 차이의 반복으로서의
듀얼 코어, 두개의 후렴이 과연 기존 곡들의 동일한 것의 반복으로서의 하나의 후렴을 그 효과면에서 능가할 수 있는지이다.
질리는 게 덜하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관건은 차이의 반복으로서의 두개의 후렴이 동일한 것의 반복으로서의

(심지어 한곡에서 4번까지 반복되기도 하는) 기존 가요들의 하나의 후렴을 과연 대중성에서 이길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참고로 기존 가요의 구성은 대부분 이런 구조를 선택하고 있다. 후렴 - 1절 - 후렴 - 2절 - 후렴 - 브릿지 - 후렴. 이렇게 후렴을 4번이나

반복적으로 착취하는 것이 대중성 만빵의 가요들의 특징이다. 그렇다면 줄리엣은? 놀랍게도 줄리엣에도 후렴은 4번 나온다. 왜냐하면

두개의 후렴이 각각 두번씩 나오기 때문이다. 줄리엣은 이렇게 된다. 후렴1 - 1절 - 후렴2 - 2절 - 후렴2 - 브릿지 - 후렴1. 버뮤다가

후렴을 착취하지 않기 위해 (쉽게 곡을 질리지 않게 하기 위해) 후렴을 단 두번 반복하고 브릿지에서 곡을 끝내는 전략을 선택했다면

줄리엣은 기존 가요의 4번 반복되는 후렴 구조와 똑같지만 후렴을 두개로 나눠서 후렴 1과 후렴 2를 각각 수미쌍관과 전통적 방식으로

나눠서 배치하므로써 버뮤다와 다른 의미에서 질리는 것을 방지하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후렴1이 수미쌍관적으로 배치되므로써 얻어

지는 미학적 효과도 노리고 있다. 보통 후렴이 4번 반복되는 가요의 경우에는 4번째에도 후렴이 동일하게 반복되면 너무 지겨우니까

가사를 조금 변형시키거나 음정을 조금 더 높혀서 고조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줄리엣은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에

(후렴1과 2가 각각 두번씩만 반복되니까.) 곡의 처음과 끝을 완전한 대칭으로 만들어서 미학적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서태지는 점점 반복을 피하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줄리엣에서 후렴을 두개로 나눈 전무후무한 구성을 들고 나온 것이나

또 1절과 2절의 길이를 서로 비대칭으로 만든 것 등은 서태지가 한곡 안에서 동일한 것의 반복을 최대한 피하려고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만든다. 사운드 텍스쳐의 빵빵함과 잘게 쪼개진 리듬도 물론 일품이지만 이번 secret 싱글의 가장 비범한 점은 구성이라고 생각한다.

그 구성이라는 측면에서 모아이 싱글과 대비된다고 하겠다. secret 싱글에서 서태지는 텍스쳐보다도 구성을 갖고 놀고 있다. 표면적으로

secret 싱글이 모아이보다 일렉이 약화되고 록이 강화되었다는 것은 둘의 구성의 차이에 비하면 차라리 부차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모아이가 사운드에 대해 한 차원 높게 눈을 뜬 싱글이라면 secret은 구성에 대해 한 차원 높게 눈을 뜬 싱글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3번곡은 코마. Coma

 

전자 기타, 어쿠스틱 기타, 피아노, 엠비언트 신디사이저 스트링, 나레이션, 코러스의 변화무쌍함. 코마의 사운드에 대해서는 대략적으로

이렇게 요약해볼 수 있다. 사운드 자체는 그렇게 혁신적이랄 것은 없다. secret 싱글의 핵심이 구성인 것은 코마도 예외는 아닌 것이다.

피아노 -> 전자 기타 -> 엠비언트 -> 나레이션 -> 어쿠스틱 기타 순으로 오프닝에서 순서대로 터져나온다. 그리고 1절이 이어진다.

 

후렴 부분은 '높게 올려 쌓은 담' 부분이다. 여기까지는 무난하다. 그런데 중간에 '저 인파속에'가 갑자기 등장하는데 이것은 기존의

곡 구성, 곡 구조에서는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부분이다. 굳이 말하자면 브릿지에 해당되는데 1절과 후렴이 끝나고 갑자기 브릿지가

등장하는 곡은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리고 다시 2절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어서 후렴. 그리고 오프닝 때와 마찬가지로 클로징도

온리 사운드만으로 한번 터져주고 나서 엔딩.

 

오프닝(온리 사운드) -> 1절 -> 후렴(높게 올려 쌓은) -> 브릿지(저 인파 속에) ->

2절 (쥴리엣과 마찬가지로 1절의 절반 길이다.) -> 후렴 -> 클로징(온리 사운드)

 

언뜻 들으면 가장 평범하고 일반적으로 들리는 코마의 구성이야말로 가장 기존의 형식을 많이 파괴하고 있는 구성인 것이다. 일단 보통

곡이라면 브릿지는 1절 후렴 2절 후렴 다음에 나오는게 정상이다. 브릿지는 3절을 생략하고 후렴을 한번 더 써먹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마에서 브릿지는 1절과 후렴 후에 바로 나온다. 이 브릿지는 특이하게도 1절과 후렴 그리고 그 후의 절반짜리 2절과

후렴을 이어주는 중간 간주곡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저 인파속에' 이 브릿지는 단 한번만 반복없이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곡 중간에

서 앞부분과 뒷부분을 대칭으로 만드는 일종의 축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임팩트를 갖게 되는 것이다.

 

사운드 면에서 모아이에 쓰였던 엠비언트 스트링 사운드가 록 스타일인 코마에 쓰였다는 것을 지적해볼 수도 있지만 이것은 분명 훌륭한

역할을 해주고 있긴 하지만 새롭다고 보긴 힘들다. 이런 식으로 엠비언트를 록 음악에 사용하는 예는 이전에도 많았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질적 측면에서 보자면 서태지의 코마가 우월하다고 말할 수는 있다. 하지만 코마를 듣고 나서 나는 줄리엣과 버뮤다를 리뷰하면서

느낀 어떤 예감을 확신으로 굳히게 되었다. 즉 secret은 모아이 싱글과는 달리 사운드보다 구성에 중점을 둔 싱글이라고 말이다. 물론

아직 버뮤다 리믹스를 리뷰하기 전이기 때문에 완전한 확답을 내릴 수는 없지만 버뮤다 리믹스는 말그대로 리믹스이기 때문에 충분히

예외가 될 수 있다.

 

4번곡은 버뮤다 리믹스. Bermuda (Triangle) RMX

 

황홀한 사운드의 항연. 여기에서만은 구조나 구성은 그냥 넘어가고 싶다. 하지만 사운드가 환상적인 느낌을 준다고 해서 그것이 꼭 새롭

다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버뮤다 리믹스의 전반부에선 틱탁의 글리치 텍스쳐가 사용되고 있으며 후반부에서는 모아이의 드릴 앤 베이스

텍스쳐가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버뮤다 리믹스에서 뭔가 새롭게 도입된 사운드-요소는 없다는 것이다. 버뮤다 리믹스의 화려함은 새로움

이 아닌 사운드들을 버무리는 손맛에 있다.

 

서태지의 리믹스는 곡의 '구성'을 바꾸지 않는다. 즉 구성을 해체하지 않고 오직 '사운드'만을 변형시키는 것이 서태지의 리믹스의 특징인

것이다. 그리고 그 서태지 식 리믹스의 정점을 찍은 것이 바로 버뮤다 리믹스이다. 여기서 서태지는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8집의

사운드-요소들을 총동원하고 있다. 말그대로 종합선물세트인 것이다. (하프랑 리코더는 빠졌지만 그건 소스이지 요소라고 하긴 힘들기

때문에 사운드-요소의 총동원이라고 충분히 말할 수 있다.) 모아이의 드릴 앤 베이스, 휴먼 드림의 토이트로닉, 틱탁의 글리치, 이 모두가

버뮤다 리믹스의 사운드-요소로서 동원되고 있다. 그 화려함과 눈부심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버뮤다 리믹스는 서태지 식 리믹스

의 정점이자 진수를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타이틀곡은 줄리엣.

 

p.s.예전에 썼던 버뮤다 리뷰

http://blog.naver.com/afx1979/90036443724

서태지 버뮤다 트라이앵글 리뷰.

http://blog.naver.com/afx1979/90036482821

버뮤다의 중독성의 비밀을 알아냈어!

 

 

 

 

 

 

 

 

 

 

드디어 벅스에도 올라왔다! 일초라도 빨리 듣고 싶어서 3000원 날렸지만 별로 아깝지는 않은;

이번 서태지 웜홀 공연 15일날 오프닝 게스트가 장기하라고 한다. 역시 인디계의 서태지인가(웃음)

 

 

 

Seotaiji 8th Atomos Part Secret (Single)

http://music.bugs.co.kr/info/album/?album_id=179828

 

‘Juliet’이 간직한 이야기는 무엇일까? 또 다른 상상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서태지의 두 번째 싱글인 ‘Part Secret’은 ‘비밀’이라는 장막으로 가려져버린 세상의 ‘진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번 음반 역시 이전 싱글인 서태지가 ‘Part Moai’로 시도하고 있는 장르인 “네이처 파운드”를 또 다른 형태로 이어가고 있으며 역시 서태지답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통한 실험들을 통해 완성된 음반으로 그의 음악에 대한 장인정신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될 것이다.

타이틀 곡명이기도 한 ‘Juliet’이 의미 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할 것이다. 버뮤다의 웜홀을 통해 화성으로 이끌려간 서태지는 그곳에서 운명적인 ‘Juliet’을 만나게 된 것인가? 서태지는 ‘Juliet’을 통해서 과연 무엇을 노래할 것인가?

바로 오늘, 서태지의 두 번째 싱글 Seotaiji 8th Atomos Part Secret, 발매를 통해서 서태지가 노래하는 비밀스러운 그녀, ‘Juliet’ 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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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ineTree]
PineTree/T2009. 3. 1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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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ermuda [Triangle]/ 서태지

(좋은 이 화음에 다 숨어둔 모순 속으로)
갓 빌린 소설처럼 짓궂은 질문처럼
뚜렷한 답을 해줄 수는 없겠지
이지러진 눈망울로도 넌 그저 아름다운
터질듯한 내 마음 속의 눈빛은 불현듯 한 질투
I’m going down

여린 심박이 서로 다른 템포를 맞추고 있고
천상에서 그대가 눈뜰때
좋은 화음처럼 이 비가 그칠때
까진 All night long All night long

이 밤에 이 엄숙한 비겁자의
하늘과 나의 섬들 사이에
좋은 화음 이 까만 밤의 향기로서 파도에
나 숨어든 그 모순 속으로
언젠가의 꿈속처럼 뒤틀린 데자뷰로
어느새 나는 Pathos를 만들고
그 가득한 망상들로 뒤섞인 까만 밤

그럴듯한 이야기 속의 모순들
가득한 삼각 원들
I`m falling down
두 눈가의 눈물을 넘어선 후 어른이 됐죠
천상에서 그대가 눈뜰때
좋은 화음처럼 이 비가 그칠때
까진 All night long All night long
이 밤에 이 엄숙한 비겁자의
하늘과 나의 섬들 사이에

이 성스러운 바다
뒤바뀐 섬 타락한 마음
아름다운 존재 이 모순된 밤
풀릴듯한 내 안의 퍼즐
Bermuda Triangle

- Juliet / 서태지

Save me now 문을 열어다오
나 그때 가장 깊은 사랑을 했는지 몰라
언어로는 결코 전해질 수 없는
너와 나의 저 웜홀에

나는 소망해 바람을 만끽한
그날의 그 표정으로 노래해줄게
너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고
이름 모를 그 애틋한 언덕으로
너는 나에게 호기심 가득한
그 예쁜 목소리로 속삭여줄래
나만의 언어로 나를 안아 줘봐
그 애틋한 언덕위로

저 하늘로 올라간 파란 저 별들의 폭발로
내 기억들조차 사라지고 없지만
(내 마음을) 나를 뛰게 한 두근거림은
지금 어디에 너는 어디에

저 파란 언덕에 어느 날 갑자기
저 별들이 하나일 때 여기로 와줘
그 마음 그대로 너를 기다릴게
그 애틋한 언덕 위로

저 하늘로 올라간 파란 저 별들의 폭발로
내 기억들조차 사라지고 없지만
(내 마음을) 나를 뛰게 한 두근거림은
지금 어디에 너는 어디에 있는 거니

부랑하던 구름들도 사라지고
이 언덕위에 오류가(조작된 기억들과)
순간의 거짓이라 할지라도
너를 기억하는걸
내 진실과(이 작은 온도 차이가)
이 기적이 하늘 위로 퍼지는 날 들려주렴

Save me now 문을 열어다오
나 그때 가장 깊은 사랑을 했는지 몰라
언어로는 결코 전해질 수 없는
너와 나의 저 웜홀에

- Coma / 서태지

오랜 시간이 지나가 버렸지
어떻게 난 아무런 기억들이
나질 않는 걸까
수많던 저 인파들 속에서
본 적없는 저 낯선 풍경이
나를 노려보네

높게 올려 쌓은 담
이 단절 속의 난
나의 꿈에 거짓을 고한 이후
그 향긋했던 약속의
이 도피처로 돌아온 나는
단 하루도 편히 잠들지 못했는걸

그 누구도 I Can't Keep Going
아무튼 난 저 인파에

저 인파속에 난 어째서
다시 상처를 입을까
You See The Lie?
눈을 감은 채
무리 속을 나 홀로 걷고 있어

무력함
저 TV가 내게 약속할 때
어차피 난
아무런 말도 못한 채
그저 웃지

높게 올려 쌓은 담
이 단절 속의 난
나의 꿈에 거짓을 고한 이후
그 향긋했던 약속의
이 도피처로 돌아온 나는
단 하루도 편히 잠들지 못했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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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ineTree]
PineTree/T2008. 12. 11.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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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AI

 

 

 

이미 다른 포스트에서도 언급했듯이, 서태지의 이번 8집 싱글은 발매 이전에 항간에 떠돌던

 

소위 "강렬한 음악"의 추측을 과감히 깬, 실망과 기대가 교차한 음반이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다름아니라

 

음반의 첫 번째 트랙인 MOAI였고 말이다.


먼저 이 곡은 서태지가 제시한 장르 혹은 스타일인 "네이처 파운드"의 전형으로 이해되는데,

 

그도 그럴 것이 서태지의 설명대로 복잡하게 쪼개진 독특한 음색의 비트들로 가득 찬 싱글 음반 중에서

MOAI만큼 많이 또 다양한 형태로 쪼갠 곡이 달리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MOAI와 관련되어 가장 빈번히 언급되는 것이 바로 드릴 앤 베이스 사운드인데,

 

사실 드릴 앤 베이스 사운드가 결코 MOAI의 핵심은 아니다. 오히려 기존의 드릴 앤 베이스 사운드는

 

MOAI를 이루는 요소 중의 하나일 따름이며, 중요한 것은 그 사운드를 다른 악기 사운드들과

 

어떠한 체계로 조화시켰는가의 방법론일 것이다.

 

 

 MOAI에서 보여주는 쪼개기의 인상은 일렉트로닉 비트보다는 오히려 다양한 악기의 사운드들이

 

분열되는듯한 양상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전반부의 시작은 물방울이 물 위로 떨어지는 효과음 그리고

 

거기서 파생되는듯한 인상의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쌓아가면서 점진적으로 템포를 구성하고,

 

그 템포 위로 올라타듯이 일렉 기타와 베이스 기타가 개입하면서 서태지의 보컬을 안내할 멜로디를

 

열어간다. 사실 이 곡에서 가장 섬세한 인상을 보이며 또한 곡의 진행에서 두드러지는 사운드는

 

일렉트로닉 비트가 아니라 베이스 기타의 연주다. 베이스 기타의 두터운 저음은 날렵한 연주를 통해

 

서태지의 보컬을 이끄는 멜로디 라인을 만들어갈 뿐만 아니라, 그 연주 위로 끊임없이 뿌려지는듯한

 

여타 사운드, 즉 일렉트로닉 비트, 일렉 기타, 피아노, 하프 등의 사운드들과 섞이면서 그 자체가

 

템포 구성의 일부인 듯한 인상을 준다.

 

 

비단 베이스 기타 뿐만 아니라, 일렉 기타와 피아노, 하프 역시 그 자체가 분명히 일정한 음과

 

템포의 흐름으로 연주되면서도, 정작 그것이 다른 종류의 사운드들과 나란히 배열될 때에 그것은 마치

 

세밀하게 쪼개진 비트와도 같은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곡의 구성이 독특한 것은,

 

그렇게 다양한 사운드를 동원하여 마치 각각의 순간들이 쪼개진 비트와도 같은 느낌을 갖게 하면서,

 

한편으로는 각 연주들의 흐름이 서로 묻히거나 뭉치지 않고 뚜렷히 드러나게 했다는 데 있다.

 

 

현악기로 비트 효과를 만들어보겠다는 건 일종의 치기어린 유희처럼 생각되기도 하지만,

 

일렉트로닉 비트로 채워진 흐름 내에 밴드 악기를 비롯한 온갖 성향의 사운드를 몰아넣으면서

 

현악 연주의 라인까지 살리게 하는 건 사운드 배치를 대단히 세밀하게 고려해야 하는 일일 것이다.

 

서태지 역시 그러한 점에서 일부러 몇 가지의 절제나 제한을 염두했을 것이라고 본다.

 

일렉 기타를 보조적인 연주로 제한하고 (세간이 기대했던 "강렬한 음악"의 주문대로 일렉 기타를

 

활용했다면 일렉트로닉 비트가 그대로 묻혀버리든가, 아니면 KMFDM 스타일의 곡이 되지 않았을까)

 

둔중한 음의 베이스 기타를 전면적으로 활용한 것 역시 이러한 점에 착안한 게 아닐까 싶다. 또한

 

이러한 악기의 활용이 락 밴드보다는 재즈 밴드의 분위기를 연상시킨다는 점도 흥미롭다.

 

 

물론 이렇게 조밀한 비트의 인상을 준다고 해서 곡의 흐름을 타는 일정한 템포가 없는 건 아니다.

 

각 연주의 사운드가 쪼개지는 비트의 인상은 규칙적인 공백을 갖는 템포의 역할보다는

 

오히려 비트의 조밀한 배치로써 전체적으로 부드럽게 흐르는 듯한 멜로디와 같은 효과를 가지며,

 

그 속에서 템포를 이끄는 역할은 엄연히 빠르고 강렬한 드럼이 해낸다.

 

베이스 기타가 흐름을 안내하고 보컬이 멜로디를 형성하며 병행되는 규칙적이고 빠른 템포가

 

드럼에 의해 주도되면서 MOAI에는 일정한 흐름을 갖춘 기존의 음악 체계가 기본적으로 필요로 하는

 

모든 요소가 다 갖추어진다.

 

 

이렇게 각 사운드 요소들이 저마다의 흐름으로 서로 섞이고 조밀하게 쪼개지면서

 

전체적으로 일관되며 자연스런 흐름을 만들어내는 MOAI의 인상은 마치

 

모자이크나 스테인드글라스를 연상시킨다. 작은 조각들의 밀도 있는 조합으로 이루어지는 퍼즐이면서,

 

그 퍼즐의 완성작은 부드러운 곡선과 세심한 배치의 점들, 다채로운 색으로 조화된

 

유려한 회화와도 같은 것이다.

 

 

 마찬가지로 MOAI의 보컬 멜로디는 전체적으로 밝고 부드러운 발라드 풍이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독특한

 

점은 보컬 멜로디 자체만으로 보자면 반복적인 후렴구를 제외하고 나머지 부분이 따라부르기가 어색할 정도로

 

그 진행이 제멋대로라는 것이다. 부드럽게 흘러나오는 노래라기보다는 툭툭 내뱉는 연극의 독백을 연상시킬

 

정도로 자체적인 멜로디의 흐름이 어색한데, 흥미롭게도 이런 보컬의 멜로디가 비트 감각이 뚜렷한 연주와

 

융합될 때는 전혀 어색하게 들리지 않는다. 여타 발라드의 구성법처럼 보컬의 멜로디에 맞추어 연주를 편곡한

 

것이 아니라, 거꾸로 비트 구조와 흐름에 맞추어 보컬의 멜로디와 연주를 동시에 편곡한 것 같다.

 

서태지의 경우 스스로의 보컬 한계를 나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연주에 융화하는

 

성향을 보여왔는데, 이번 MOAI의 경우는 그런 경향 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전례가 아닐까 싶다.

 

 

또한 이 노래에서 흥미를 끄는 게 바로 가사인데, 일단 이 가사에 대해 상응하는 의미를 추상적으로

 

 체계화하여 기계적인 해석까지 내놓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가사는 쉽게 말하자면 자연 속에

 

동화되며 자기 성찰을 하는 내러티브인데, '모아이'라는 인형의 개체와 대화하며 자연 속에 있는

 

자기 존재의 고독하고도 정적인 인상을 진술하고 결정적으로 회귀와 만남의 미래적 메세지로써 끝맺는다.

 

서태지의 작사 방식이 상당히 자기 몰입적(혹은 자폐적)이라는 것은 이미 5, 6집에서 드러난 바인데,

 

7집에서 비교적 일상적인 내러티브의 가사를 보여주다가 8집 싱글에서는 다시 폐쇄적이면서도

 

분열적인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이 가사는 의도가 명확하거나 집중적으로 실체화된 내러티브보다는,

 

각 단어들이 제시하는 자연적인 이미지와 함께 성찰, 고독, 소통, 회귀, 만남을 암시하는 의미의

 

느슨한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가사는 일상적인 언어의 기준에서는 비정상적인 의도로 이해되어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오히려 느슨한 의미 체계로부터 비밀적인 신비로움의 매력을 발산하고

 

리스너에게 자유로운 해석의 여유를 준다는 점에서 장점을 발휘한다. MOAI의 가사는 일상적 내러티브에

 

밀착되어 의미가 일괄적으로 분명해지기는 어렵지만, 각 단어들이 제시하는 자연적 이미지의 상상적

 

조화 속에 고독하면서 정적인 분위기를 일관해나가면서 마지막에 희망적 메세지를 제시한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통일적이며 완성적인 감성을 전달하는 내러티브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MOAI에 대해 이런저런 자세한 말을 두서없이 늘어놓았는데, 사실 이런 분석적인 면모를

 

감안하지 않아도 MOAI를 즐기고 그것에 몰두하는 데에는 하등 지장이 없다. 굳이 베이스 기타 라인을

 

의식하지 않고 또 쪼개지는 비트들이 융합되는 인상을 떠올리지 않아도 전체적으로 두드러지는

 

멜로디 라인과 가사의 내러티브를 따라가면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음악이다. 그리고 아마도 사람의 취향과

 

관점에 따라 MOAI는 굉장히 정교한 음악으로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온갖 사운드가 복잡하게

 

뒤얽힌 무질서와 과잉의 형상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취향은 결국 감각의 주름 사이에 맺혀지는

 

형상을 결정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런 취향의 기준에서 지금까지 MOAI에 대해 한 많은 말들이

 

음악에 대한 새로운 고찰의 기반이 될 수 있기를 스스로에게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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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DREAM

 

 

서태지의 첫 번째 싱글 내용 중에서 가장 파격적인 인상을 주었던 음악이라면

 

단연 HUMAN DREAM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음색이나 음악적 구성 면에서 새롭기에 파격적인 게 아니라

 

상당히 느슨한 일렉트로닉 비트에 가볍게 들리는 연주 사운드로 채워진 부드러운 흐름의 첫 인상이

 

아무래도 락보다는 아이돌적인 댄스 음악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MOAI와 같이 극단적으로 온갖 사운드를 쪼개면서 융합시키는 독특한 구성법을 보이는 것도 아니고

 

T'IKT'AK처럼 락적인 격렬함을 보이는 면모 역시 없기에 이번 싱글 음반에서 HUMAN DREAM의 특색과 입지는

 

상당히 애매모호해 보인다.

 

 

과연 서태지가 처음부터 쫄핑크댄스를 염두해서 만든 곡인지 여부는 모르겠지만, 음악적인 면모에서

 

HUMAN DREAM은 가장 자기 편한대로 만든 음악이 아닐까 싶다.

 

 

물론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자기 편한대로 만들었다는 것이 곧 이 곡의 구성이 엉망이거나

 

엉성하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 곡은 딱히 독특하지는 않아도 그 자체만으로 충분한 자기 색깔과

 

완성도를 가지는 음악이다.

 

 

시작은 MOAI와 마찬가지로 일렉트로닉 사운드, 소위 8비트 전자오락 소리로 템포를 형성하고

 

곧이어 베이스 기타와 일렉 기타가 개입하면서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템포 감각을 드럼이 이어받는다.

 

그러면서 실질적인 곡의 흐름은 밴드 악기가 주도하는 가운데 서태지의 보컬이 이어지는 것이다.

 

얼핏 들으면 일렉트로닉 비트로 이루어진 듯한 인상이지만, 이미 밝혀진대로 도입과 결미의 8비트 전자오락

 

소리를 제외하면 비트 구성의 실질적인 내용은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아니라 드럼이다. 밴드 악기를 이용해

 

일렉트로니카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나가는 게 비단 서태지만의 시도나 영역은 결코 아니지만,

 

(Squarepusher처럼 서태지의 HUMAN DREAM보다 더 세밀하면서 감각적인 드럼 비트를 선보인 전례는

 

많다.) HUMAN DREAM의 경우는 그런 비트 구성을 이용해 댄스 성향의 팝 음악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그

 

특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차원에서 이 곡이 부드럽게 그리고 가볍게 들리는 이유를 굳이 꼭 의심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건

 

서태지의 의도대로일테고 또 결과적으로도 충분히 자연스럽게 부드럽다. 드럼 비트는 후렴구와 짧은

 

전환점의 변화까지 포함하여 일관적으로 진행되며, 그 기반 위에 베이스 기타가 서태지의 보컬 멜로디가

 

진행될 흐름을 만들어주고 후렴구에서는 빠르게 고조되는 보컬의 분위기를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일렉 기타

 

연주가 보조하면서 풍성하면서 감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나간다. 언뜻 발랄한 멜로디로 인해 가벼운

 

인상을 주지만 충분히 내용 있는 사운드의 조합이며 또한 일관적인 흐름 내에서 명확한 기승전결의

 

구도로써 독특한 감성의 내러티브를 만들어 낸다.

 

 

특히 보컬의 가사를 보면, 일부러 통통 튀는 귀여운 분위기를 의도한 게 아닐까 싶다. 자신의 슬픔과 고뇌를

 

호소하는 메세지 그리고 "뿌찢뿌찢"이라는 의성어인지 의태어인지 정체모를 단어의 사용은 앨범 자켓에

 

나오는 유아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만들어 마치 리스너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것처럼 생각된다. 그

 

그 가사의 "Mechanic Super Style", "Byte 10 Billion", "Re-clone" 등의 단어로 보아서는 복제인간 혹은

 

인조인간의 진짜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고뇌의 독백인 듯 한데, 이런 메세지는 곡 전반의 일렉트로니카적인

 

인상과 나름 어울리는 것 같다.

 

 

이 음악을 두고 대단히 실험적인 시도라고 하기는 힘들어도, 밴드 음악으로써 일렉트로닉적인 분위기의

 

팝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의를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소 가볍게 들리는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흔히 말하는 아이돌 댄스 음악과는 충분히 차별되는 밴드 음악으로서 이런 시도를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으며, 또한 곡 자체가 제시하는 일렉트로니카다운 신나는 분위기와 섬세한 보컬 멜로디를 즐기는

 

것으로도 그 음악적 의미는 충분하다.

 

 

다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것은 8비트 전자오락 소리를 좀더 다양하게 활용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것이다.

 

이 음반에서 8비트 전자오락 소리를 넣은 곡은 이 HUMAN DREAM 하나 뿐인데, 곡 도입부에서 템포를

 

구성하고 말미에서 다시 템포를 끝내는 역할 그리고 곡 진행에서 드럼 비트 위로 양념처럼 깔리며 통통

 

튀는 밝은 분위기를 만드는 것을 제외하면 딱히 독특하고 유기적인 구성의 시도가 없는 것 같다. 물론

 

그런 시도의 결여가 HUMAN DRAEM의 완성도에 지장을 미치는 건 전혀 아니지만, 8비트 전자오락 소리의

 

독특한 느낌과 다양함을 떠올려보면 다소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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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KT'AK

 

 

 

 

일단 T'IKT'AK은 거세고 공격적인 분위기만으로 싱글 음반에서 가장 락적인 인상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는데,

 

이전 트랙인 MOAI나 HUMAN DREAM이 만든 부드럽고 발랄한 분위기와 상당히 대조된다는 점에서

 

그 인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다가온다.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서태지가 이 곡을 8집 음악의 흐름에 있어

 

어떤 전환의 계기로 사용한 게 아닐까 싶은데, 물론 이런 상상은 두 번째 싱글은 보다 격렬한 성향의 음악일

 

것이라는 기대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이 곡이 만들어내는 첫 인상은 기괴함과 긴장감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상은 곡의 구성 파괴와 같은

 

실험적 전위성이 아니라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적절한 활용과 보컬의 가사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이어지는 클라이막스 연주로 곡의 전개를 열고, 바닥으로부터 스며들어오듯

 

개입하는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조밀한 조합으로 비트 감각을 구성한 뒤 베이스 기타의 둔중한 연주와

 

서태지의 보컬이 전개된다. 일정한 일렉트로닉 비트는 베이스 기타, 하프, 보컬 멜로디와 함께 하나의

 

흐름으로 융합되어 전진적인 긴장감과 기괴한 분위기로써 곧 이어 올 감정의 절정을 준비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더러운 싸움 진실 카운트" 부분에서 마지막 보컬 발음을 비트로 쪼개어 분위기 전환의 계기를

 

제시하고 뒤이어 "T'IKT'AK"이라는 거세게 튀어나오는 가사의 포인트와 함께 긴장감을 일시에 무너뜨리며

 

격렬하게 감정을 배설하는 클라이막스적인 분위기에 이른다.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기본적인 템포는

 

그대로 이어지지만 대신에 드럼을 필두로 한 격화된 락밴드 악기의 연주로써 거센 공격적인 인상을

 

만들어낸다. 특히 "T'IKT'AK"이라고 외치는 포인트를 통해 변화의 느낌과 함께 집중력을 살리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클라이막스를 끝낸 뒤에 역시 일관적인 템포 내에서 잔잔한 분위기로 돌아가서 긴장감을 쌓고

 

또 한번 공격적인 클라이막스를 반복한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피아노 연주와 현악 연주의 조합으로

 

분위기의 완급 조절을 한다. 그렇게 완화된 분위기에서 "Destroy the world"라는 전환점을 통해

 

다시 공격적인 클라이막스를 진행하고, 그 뒤에는 곡 도입부와 동일한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조합으로

 

템포를 끝냄으로써 최종적으로 안정적이며 완결된 곡 구도를 만들어낸다.

 

 

세간에는 이 곡이 Linkin Park의 스타일과 유사하다고 알려지기도 했는데, 그런 말이 나오는 것도

 

결코 무리만도 아니다. 일정한 비트와 잔잔한 연주로써 긴장감을 형성하고 클라이막스에서 거센

 

연주와 보컬로 몰아붙이는 스타일은 Linkin Park의 음악에서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곡 구성이

 

딱히 LInkin Park 특유의 스타일인 것도 아니며, 오히려 락 음악을 포함한 대중음악에서

 

흔히 나타나는 보편적인 구도다. 그나마 Linkin Park 음악과의 공통성을 꼽자면 Linkin Park의

 

음악에서 두드러지는 힙합 비트가 T'IKT'AK의 일렉트로닉 비트와 어느 정도 비슷한 인상을 준다는 것 정도다.

 

하지만 그건 비슷한 면모이지, 그걸 갖고 모방이나 표절 운운하는 건 아무래도 온당하지가 못하다.

 

특히나 모방, 표절이란 어디가 유사하게 느껴지느냐가 아니라 엄연히 어디가 동일한가의 문제인데,

 

최소한 특정한 기교의 템포, 멜로디가 확실히 동일하거나 유사할 때 모방, 표절을 운운해야 실질적인 설득력을

 

가지게 되는 법이다. 단순한 비트 감각이 유사하게 느껴진다고 모방이나 표절을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에게는 아무래도 힙합이나 일렉트로니카 음악을 듣지 않는 게 속편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Linkin Park 스타일과 관련해서 연상되는 T'IKT'AK의 독특한 점은 곡 진행 내내 일정한 템포가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일 것이다. 엄연히 클라이막스가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템포가 급격히 빨라지는 게

 

아니라 기존의 템포를 유지하면서 일렉트로니카 사운드의 음색이 보다 강렬해지고 락밴드 사운드가

 

거센 스타일로 개입하며 격렬하고 자극적인 인상의 클라이막스를 만든다는 것이다. 곡의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한 템포로 흐름을 일관하는 구성은 락 장르보다는 일렉트로니카의 구성을 연상시키지만,

 

그럼에도 락 사운드 특유의 것에 가까운 클라이막스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나름 흥미로운 음악적 일면을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곡이 싱글 음반 내에서도 유독 그 인상이 독특한 것은 여타 곡과 대조되는 특유의

 

긴장감과 공격적인 분위기 때문인데, 또한 이런 분위기는 인류문명의 종말을 암시하는 시니컬하면서도

 

비밀스런 가사와도 어울린다. 물론 명확한 인과적 흐름을 갖춘 내러티브가 아니라는 점에서는 MOAI의

 

경우와 동일하다. T'IKT'AK의 경우는 그렇게 소통적으로 애매한 가사의 진행을 곡 분위기의 전개와 유기적으로

 

어울리게 함으로써 메세지를 감각화한다.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조합으로 기괴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가운데 멸망과 음모를 암시하는 단어를 나열하며 긴장감을 만들어나가고, 락적인 분위기의 강렬한

 

클라이막스에서는 "T'IKT'AK"이라는 시계침이 움직이는 의성어를  통해 미래적이고도 긴박한 절정의 느낌을

 

이루어낸다. 물론 이런 멸망과 음모의 메세지는 딱히 구체적인 현실비판의 의도라기보다는 SF적 상상의

 

감성에 가까워 보이지만, 어차피 즐기는 감성의 세계에서 비판이면 어떻고 상상이면 어떤가. 그 자체를

 

통해 무언가를 느끼고 즐거우면 그것으로 충족되는 것이다.

 

 

서태지의 이번 음반 활동 직전에 여러 홍보물을 통해 미스터리 테마가 알려졌고 또한 음반 구성 내에도

 

모아이 석상, UFO, 날개 달린 태아 이미지 등을 통해 미스터리 특유의 인상을 제시했는데,

 

 T'IKT'AK은 그런 독특한 분위기의 연장선상에서 즐기면 되는 음악이다. 음악의 주제에 있어

 

이런 테마를 선택한 것은 서태지 본인의 취향이기도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사회 비판"의 트렌드가

 

대중 음악시장에서 큰 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종의 대안적 트렌드로서 개발된 게 아닐까 싶다.

 

물론 이런 미스터리 테마를 단순히 일시 충격적이며 치기어린 소재로 전락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이런 소재들에 독특한 매력을 부여할 섬세한 음악성이 필요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 점에서 서태지의 첫 번째 싱글은 나름 활동의 시작으로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음악 자체의 완성도 면에서는 딱히 나무랄 데가 없으며, 또한 '네이처 파운드'라는 나름 독특한 스타일의

 

음악 구성법을 보여주기도 했고 그러한 음반의 음악성에 미스터리 테마를 조화시킨 것도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다만 그런 성공적인 시작을 어떻게 이어나가고 또 어떻게 마무리지어서 유종의 미를 거둘 것인가가

 

바로 앞으로의 과제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서태지 스스로가 직접 제시한 미스터리 테마와 네이처 파운드의

 

 방법론에 어떤 음악적 내용과 변화를 가미하여 얼마나 풍부하고 독특한 스타일로 완성해낼지

 

여하에 달려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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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muda[Triangle]

 

 

 

사실 이 곡은 원래 8집 첫 번째 싱글 음반에는 포함되지 않은 곡이며

 

서태지폰의 서비스 차원에서 공개된 곡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곡 자체의 완성도가 그렇게 떨어지지 않고

 

또한 뮤직비디오가 공개되는 등 8집 싱글 활동의 분명한 연장선상에 있는 곡이기 때문에

 

첫 번째 싱글 곡으로 분류해서 리뷰를 올린다.

 

 

이 곡의 사운드 구성은 기본적으로 일렉 기타, 베이스 기타, 드럼으로 이루어진 기본 락밴드 악기 연주에

 

신디사이저 사운드가 부가적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8집 싱글의 다른 곡들과 뚜렷한 차이는 다름 아니라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사용이 자제되면서 보다 보편적인 락밴드 음악의 인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혹자는 이 곡에 대해 서태지가 제시한 장르 혹은 스타일인 "네이처 파운드"의 개념을 적용하기도 하는데,

 

사실 이 곡의 구성을 딱히 새로운 장르나 스타일로 규정할 필요까지는 없지 않을까 싶다. 기본적인 인상은

 

팝펑크이며, 굳이 서태지가 제시한 네이처 파운드 개념과의 관련성을 찾자면 드럼 비트가 상당히 빠르다는

 

점 정도가 아닐까.

 

 

물론 이 곡에 대해 네이처 파운드와 같은 새로운 개념을 적용하지 못하고 팝펑크라는 기존의 장르 영역으로

 

분류한다고 해서 이 곡의 음악성이나 가치가 객관적으로 폄하되는 건 결코 아니다. Bermuda[Triangle]의

 

의미와 가치 판단은 그 곡 자체의 완성도 그리고 그러한 곡의 구도에 리스너가 몰입되는 감상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지, "새롭다"는 음악 외적인 혹은 어떻게 보면 상당히 정치적인 명제에 의해 엇갈리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이 곡의 구도를 이해하는 데 있어 굳이 어려운 분석이 필요할 까닭도 없어 보인다. 일렉 기타가 곡을

 

열고 드럼과 베이스 기타 연주가 추가되면서 도입부를 만들며 완전한 밴드 음악으로 곡이 진행된다.

 

가볍고 발랄한 멜로디 라인을 따라 연주가 흐르다가 후렴구 직전에는 짧은 공백에 비트 효과를 주어 박력

 

있는 전환점을 제시하고 좀더 빠른 템포로 동일한 밴드 악기 구성에 피아노 연주를 추가하며 도전적인

 

멜로디의 후렴구를 박진감 있게 진행한다. 후렴구가 끝나는 부분은 소위 8비트 전자오락 소리인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쪼개지는 듯한 인상의 빠른 템포로 진행하여 후렴구로 인한 긴박한 기분을 완화시키는 전환점을

 

만든 뒤 도입부에 해당하는 연주를 반복한다.그 반복 부분은 빠른 드럼으로 마무리지은 뒤 다시 한번 멜로딕한

 

진행에 후렴구로 향한다. 그렇게 후렴구를 다시 반복하여 절정으로 향하는 긴장의 분위기를 만든 뒤 잔잔한

 

일렉 기타 연주로 짧은 완급 조절을 거치고 곧이어 다시 거세게 몰아치는 밴드 악기 연주에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조합함으로써 뒤흔들리는 듯한 인상의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아름다운 존재 모순된 바다"로

 

형성되는 절정은 "풀릴듯한 내 안의 퍼즐"에서 멜로디의 템포에 따라 악기 사운드를 차례로 빼며 급격하게

 

잔잔해지는 분위기를 만들어서 피아노 소리와 일렉트로닉 비트의 반주로써 조용한 마무리를 짓는다.

 

 

이 곡의 구도는 어떻게 보면 미완성이 아닐까 싶은 의문이 드는 면모를 가지고 있는데, 다른 게 아니라

 

후렴구 직전 등의 템포 속도가 전환되는 부분에서 멜로디가 짧게 끊기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길이가

 

짧은 팝펑크로서 그 내용이 통일적이며 집중적인 인상의 멜로디라는 느낌을 주며 절정으로 향하는 흐름을

 

잃지 않고 있는데, 이는 곡 자체의 진행 템포가 원체 빠르고 전체적으로 일관적인 곡 흐름의 명확한 기승전결

 

구도에 따라 끊어지기에 짧은 공백으로 흐름이 끊어지는 건 오히려 포인트적인 박력의 효과와 함께 멜로디와

 

템포의 전환을 자연스레 이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곡의 종결에서 뒤흔들리는듯한 인상의 격렬한 절정을 만들다가 갑작스레 맑고 조용한 사운드로

 

끝맺는 것은 그 말대로라면 언뜻 너무 급격한 흐름의 기복인 것처럼 생각될 수도 있으나, 정작 곡을 들어보면

 

그 흐름은 전혀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런 것으로 느껴진다. 이는 절정에서 긴박했던 감정이 배출된 뒤

 

카타르시스의 잔잔한 안정과 가벼운 여운을 느끼는 보편적이며 자연스런 심리의 서사를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흥미로운 건 이 곡이 가볍고 발랄한 팝펑크 스타일로서 7집 7th issue를 연상시키면서도 트윈 기타를

 

운용하지 않고도 사운드가 꽉 채워진 듯한 인상을 준다는 점이다. 그건 곡 자체가 워낙 빠른 템포의 발랄한

 

멜로디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빠른 드럼과 감각적인 베이스 기타 연주로 일렉 기타가

 

부족할 수 있는 부분을 지속적으로 채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락사운드를 만들면서 공백감과 지루함을

 

피하는 건 프로 뮤지션으로서의 기본 센스이자 역량이긴 한데, 서태지로서 트윈 기타를 운용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하면 발랄한 분위기이면서도 사운드 상으로 꽉 채워진듯한 인상의 락 음악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나름의 고민과 연구가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 곡은 가사 면에서도 나름 흥미로운데 그 가사의 내용적인 측면, 즉 이미 알려진대로 성(性)에

 

대한 내용이면서 외설적인 느낌이 없는 감각적인 가사라는 점도 독특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곡이 리스너로

 

하여금 감상적으로 몰입시키는 게 곡의 흐름으로 인한 감정의 기복이 가사가 던지는 이미지 및 의미와

 

조화되면서 가사의 메세지가 음악적으로 감각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곡 초반부의 "여린 심박이 서로 다른

 

템포를 맞추고 있고"라는 가사는 템포가 빠르고 드럼 비트가 두드러지는 이 곡의 전체적인 인상과 어울리며,

 

"천상에서 그대가 눈뜰 때"로 시작하는 후렴구의 가사는 전환의 분위기를 가진 멜로디와, 그리고 "이 밤에

 

엄숙한 비겁자의 하늘과 나의 섬들 사이에"의 부분은 "하늘의 비겁자"라는 권위적인 존재에 맞서는 듯한

 

도전적인 멜로디와 어울리면서 그러한 가사에 리스너가 동화될 수 있도록 음악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가사와 음악의 조화가 극치에 이르는 것은 역시 절정에 해당하는 "이 성스러운 바다 뒤바뀐 섬

 

타락한 마음 아름다운 존재 이 모순된 밤" 부분일 것이다. 밴드 악기와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동원하여 만든

 

급격한 긴박감과 함께 뒤흔들리는 듯한 인상의 사운드는 그 가사와 어울리며 정확하고 자연스런 절정의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뒤를 잇는 "풀릴듯한 내 안의 퍼즐"은 가사 그대로 문제가 해결된 뒤의 만족과

 

안정감이 음악의 잔잔한 마무리와 조화된다.

 

 

결론적으로 이 곡은 섬세한 멜로디에 빠른 템포로 발랄한 분위기를 만들면서 꽉 짜여진 듯한 사운드로

 

풍부한 인상을 주는 곡이다. 가사가 전달하는 성에 대한 메세지를 진지하게 언술적으로 고민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고조되는 곡의 분위기와 격렬한 절정 그리고 그 뒤의 카타르시스라는 일련의 흐름을 따라 감정의

 

기복을 짧게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리스너는 이 곡의 메세지를 그대로 느끼고 이해하는 것이며, 또한 이 곡의

 

가치와 의의 역시 그러한 차원에서 충분히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음악 외적으로 한 가지 흥미로운 의문점은, 과연 서태지가 왜 이 곡을 첫 번째 싱글 음반에 넣지 않고

 

"서태지폰"을 위한 서비스라는, 마치 싱글 음반 내용에 비해서는 별로 중요치 않은 부가적인 음악인 것과 같은

 

인상을 주며 공개했는지 그 이유이다. Bermuda[Triangle]은 소위 한국 음악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려운 락

 

장르에 포함되기는 하지만 오히려 빠르고 발랄한 분위기로 젋은 세대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곡처럼

 

생각되는데 말이다. 부드러운 멜로디를 가졌지만 사운드 상으로 복잡한 인상을 주는 MOAI나 얼핏 유치하게

 

들릴 수 있는 HUMAN DREAM, 기괴한 분위기와 비관적인 메세지로 도저히 한국 시장에서 어필할 수 없는

 

T'IKT'AK에 비한다면 Bermuda[Triangle]은 충분히 대중 음악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는 곡이 아닐까 싶은데도,

 

서태지는 Bermuda[Triangle]을 대중 음악 시장보다는 팬들을 위한 서비스 차원에서 공개한 것이다. 그 이유를

 

추측할 만한 객관적인 정황을 모르니 함부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인 생각에 서태지는 대중 음악

 

시장에서 Bermuda[Triangle]보다는 MOAI가 관심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던 게 아닐까 싶다. 서태지

 

자신이 제시한 네이처 파운드 스타일로는 아무래도 다른 곡들보다 MOAI가 가장 두드러지기에 자신의 음악적

 

실험과 그 성과를 알리고 싶은 차원에서 다른 곡보다 MOAI를 알리는 데 주력하면서 Bermuda[Triangle]을

 

일부러 슬며시 숨겼던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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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ineTree]
PineTree/T2008. 11. 21.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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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0자 원고지 100매 분량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조리 읽지 않을 것이라면 읽지 않는 편을 권한다.



서태지 인터뷰 전문: 2008년


8집 첫 싱글을 낸 서태지를 지난 9월 29일에 만났다. 지난 2004년 3월에 그를 만나고 처음이니 4년 6개월만의 인터뷰였다. 이번에도 서태지 인터뷰는 성사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서태지컴퍼니측은 인터뷰 요청 때마다 “알았다. 노력하겠다”고 말했으나 대답은 오지 않았다. 결국 9월 27일 연락을 받았다. 9월 29일 오후 8시에 서태지컴퍼니에서 보자는 것이었다.

서태지는 8시를 조금 넘겨 인터뷰 장소인 회의실에 들어왔다. 얼굴이 약간 부스스했고 피부는 까칠해 보였다. 그와 오랜 시간 이야기를 했으나 역시 신문에 그 모든 내용을 소화할 수는 없었다. 지면 특성상 음악 이야기를 많이 쓸 수가 없었고 사람과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들 위주로 기사화해야 했다. 4년 6개월 전 인터뷰 때 인터뷰 전문을 인터넷에 올려 서태지 팬들이 즐거워했던 기억이 났다. 그렇게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인터뷰 내용을 내 수첩 속에 가둬두는 것 역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를 시작하기에 앞서 MP3 플레이어를 꺼냈다. 이왕이면 전부를 녹취해서 서태지의 말투까지 소상하게 써주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러나 이것은 순진한 생각이었다. 서태지는 녹음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방송 인터뷰도 하는데 녹음이 안되나요?” 하고 묻자 “방송은 말할 때 아예 방송용으로 말해요. 녹음기가 있으면 편하게 말하지 못해요” 라고 답했다. MP3 플레이어를 거둘 수 밖에 없었다. 덕분에 수첩을 20페이지 넘게 채웠다. 가능한 한 서태지의 모든 말들을 담으려고 했으나 아마도 빠지거나 잘못 적은 부분도 있을 것이다. 다음은 (수첩에 적힌) 인터뷰 전문이다.

- 회사가 언제 이리로 이사했어요?
“2년쯤 된 것 같은데요. 그때쯤 한국에 몰래 왔거든요. 7집 활동 끝내고 인도하고 미국 여행을 좀 했고, 여기에 스튜디오 연습실 다 작업 끝났다고 해서 들어왔어요. 그러니까 여기가 ‘스튜디오 T’죠. 이번엔 여기서 음반작업을 다 했어요.”

- 심포니 공연은 잘 봤습니다.
“어떠셨어요?”

- 전반적으로 좋았어요. 기대했던 것보다는 사운드가 안좋았죠. 어떨 땐 보컬이 너무 크고, 후반부엔 보컬이 잘 안 들리기도 하고?. 아무래도 클래식과 록을 함께 한다는 데 쉽지 않겠죠.
“영국 엔지니어팀과 우리쪽에서 원하는 사운드가 완전히 달랐어요. 우리는 밝고 댐핑(damping)이 있는 사운드가 필요했고? 클래식은 완전히 달랐어요. 서로 양보해서 절충안을 찾은 게 이번 사운드였어요. 게다가 상암 자체가 록 사운드를 잡기 어려운 곳이에요. 그래도 음향점수가 70~80점은 되지 않았나 싶어요.”

- 합창단이 깜짝 출연해서 놀랐습니다. ‘컴백홈’ 때는 무척 감동적이었어요. 반면에 ‘교실 이데아’ 때는 합창단이 노래를 방해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클래식 현악 파트의 디테일이 록 사운드에 가려진 것은 좀 아쉬웠습니다. 그건 딥퍼플이나 메탈리카도 마찬가지 아니었을까 싶어요.
“그래서 믹싱을 따로 해서 그런 부분을 보완할 계획입니다.”

- DVD로 내나요?
“아니오. 방송할 때 말이죠. DVD나 CD는 확정은 안됐는데 가능하자면 내자는 쪽이에요. 사운드를 제대로 잡아야겠죠.”

-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은 오랜 꿈이었죠?
“‘영원’ 만들 때만 해도 클래식 교향곡에 보컬을 넣어서 디즈니 영화음악 같은 장엄한 음악을 해보고 싶었어요. 이후에 메탈리카 ‘S & M’도 보고 ‘언젠가는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8집을 내면서 뭔가 큰 공연을 하고 싶었어요. 7집 때 블라디보스토크에 간 것처럼 실험적이든 새로운 시도든, 뭔가 색다른걸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클래식과 협연을 하기로 마음 먹은 건 음반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결정한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2년 전쯤인 거죠. 당시엔 어떻게 해야겠다는 건 없었고, 오케스트라를 일단 섭외해보자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톨가씨 얘기는 그때부터 했어요. 톨가 말고는 내 음악을 제대로 이해해 줄 사람이 없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공연기획사와 계약할 때부터 ‘톨가가 섭외되면 공연을 하고 아니면 이 계약은 무효다’라고 계약서에 쓸 정도였어요. 톨가의 화성이 맞을 것 같았어요. 로열 필과 하게 된 건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와 메탈리카가 했던) S & M도 좋긴 하지만 톨가가 로열 필과 친한 점도 있고 해서 그렇게 됐어요. 꼭 로열필과 해야겠다고 작정했던 건 아니죠. RPO(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RPCO(로열 필하모닉 콘서트 오케스트라) 논쟁이 있었던 걸로 아는데, 제 음악에 박자 맞추기로는 RPCO가 더 낫더라고요. 톨가와 함께 했을 때 연주가 좋았던 사람들 위주로 모았고요. 그리고 나머지는 RPO 멤버들이에요.”

- 딥퍼플이 로열필, 런던필과 했던 공연이나 메탈리카가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와 했던 것을 라이브로 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지만, 라이브 음반 역시 그다지 찬사를 받지는 못했죠. 록과 클래식의 협연이란 게 그만큼 어려운 게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파트별 수석연주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객원연주자로 오케스트라가 구성됐다고 하죠. 오케스트라가 크로스오버를 할 때 연주자가 바뀌는 건 드물지 않은 일 같습니다만.
“그러게요. 아마도 클갤(디씨인사이드 클래식 갤러리)에서 넥스트 사건을 고려해서 RPO에 대한 의문점을 찾아 올리고 거기에 루머를 반 섞고 해서 그 뉴스가 뜬 것 같은데요. 그래서 결국 해당 매체에서 사과를 하기도 했고요.(이것은 한 인터넷 매체가 ‘서태지 공연측, 떳떳하면 계약서 공개하라’는 기사를 써서 논란이 인 뒤, “서태지 심포니에 서는 오케스트라는 RPCO로 확인됐다. 그러나 가짜 로열필하모닉이 오는 것 아니냐는 뉘앙스로 보도된 것에 대해 사과한다”는 글을 올린 것을 뜻한다. RPO는 세계적 명성을 누리는 오케스트라이지만 RPCO는 그에 못 미친다. 비유하자면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쯤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서태지측은 보도자료에서 ‘로열필하모닉’이라고만 표기했지만, 이는 RPO로 오해되기 쉬운 표현이다.)”

- 톨가 카쉬프는 클래식계에서는 무명에 가까운 사람인데, 굳이 이 사람을 택한 이유가 있나요.
“어차피 클래식 씬에서 유명한지 아닌지 여부는 중요한 변수가 아니었어요. 톨가는 약간 이단아 같은 존재예요. 만나보니까 나하고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음악 이력에서 나와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성공하고 욕도 먹고요. 얘기하면 동질의식도 느끼고.”

- 욕을 먹는 게 똑같다니오?
“욕 먹는 건 옛날에 록 할 때도 그랬어요. 삼표음악 들으면 저런 거 왜 듣냐고 형들이 욕했죠.”

- 공연 얘기를 좀 더 해보죠. 영상이 무척 좋던데, 직접 아이디어를 내나요.
“물론 제가 직접 회의에 참여하고 아이디어를 내죠. 영상은 이번에 (있는 걸 갖다 쓰지 않고) 새로 제작을 많이 했어요. VJ팀이 만들어서 ETP 때도 해보고 결과가 좋아서 조금 더 해봤어요. 회의에는 물론 참석하죠. 처음에 우리 자료를 주고 느낌을 설명해주죠. 그러면 그분들이 시안을 가져와서 보여줘요. 그러면 미세 조정을 하죠.”

- 클래식 협연 꿈은 어찌됐든 이뤘네요. 만족하나요?
“클래식 협연 꿈은 완전히 이뤘죠. 만족도는 물론 100%는 아니죠. 그리고 100%가 되면 안되겠죠. ‘영원’ 때는 시행착오를 많이 했어요. 그때 편곡을 아는 분을 소개받아서 했는데 굉장히 잘 됐어요. 셋째 할아버지가 음대 총장이셔서(그의 셋째 할아버지 정희석씨는 연세대 음대 학장이었다) 소개를 받았어요. 제가 클래식을 전혀 모르니까요. 일본팀이 영원을 편곡했다는 소리도 있었는데, 일본팀이 연주를 한 거죠. 지금 들어도 편곡과 레코딩이 모두 다 잘됐다고 생각해요.”

- 로열 필 협연 연습은 어떻게 했습니까. 영국에 가서 며칠 한 걸로는 안될텐데요.
“이번엔 그쪽(영국)에서 미디로 받은 걸 밴드에 얹혀서 연습했어요. 그러니까 가상의 오케스트라가 우리 연습실에서 함께 연습한 셈이죠. 어느 정도 연습이 됐을 때 런던으로 간 거예요. 처음엔 런던 리허설을 할 생각이 없었어요. 그런데 가상 연습을 하다보니까 점점 욕심이 생긴거죠. 그래서 영국에 가게 됐어요.”

- 런던에서 연습은 얼마나 했어요.
“이틀간 하루 12시간씩 했어요. 톨가가 단원들을 아주 잡더라구요. 특히 관악 파트는 너무 지쳐서 톨가가 ‘살살 불어라’고 할 정도였어요.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나중에는 재미있었어요. 잘은 모르겠지만 단원들이 처음엔 ‘동양에서 온 사람이구나’ 하는 정도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나중에는 재미있다는 느낌을 받은 모양이더라고요. 단원들 중에도 록을 좋아하는 젊은 단원들이 있어서 ‘음악 정말 죽인다’고 악수를 청해오기도 하고.”

- 런던 연습장면 동영상을 보고 팬들끼리 ‘대경성’이다, ‘컴백홈’이다 알아맞추기도 하더라고요.
“아, 제가 점프하는 거요? 그거 컴백홈이에요.”

- 단원들 중에 서태지를 이미 아는 사람이 있던가요.
“아니오. 아마 서태지가 누군지 전혀 모르겠죠.”

- 싱글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모아이’는 오리지널과 리믹스 버전의 느낌이 각각 다른데, 혹시 오리지널에서 피아노를 비롯한 특정 트랙들을 많이 들어낸 게 리믹스 버전 아닌가요? 그래서 ‘모아이’ 창작과정이 드러나도록 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아니오. 그 두 곡은 보컬 빼고는 인트로 비트만 같고 완전히 다른 곡이에요. 1번 곡은 각 악기 파트를 모두 리얼악기로 연주했고, 4번 곡은 일렉트로니카죠. 1번은 네이처 파운드, 4번은 일렉트로닉 네이처 파운드라고나 할까요. 리듬을 계속 쪼개서, 드럼만 해도 무척 복잡해요. 끊임없이 고스트(ghost·드럼의 하이햇을 들릴듯 말듯 하게 연주하는 것)가 등장하죠. 편곡도 피아노 기타 베이스가 모두 무척 복잡해요. 그래서 1번 모아이는 뭔가 복잡하게 들리죠.”

- 그렇군요. 저는 1번곡의 트랙 수가 훨씬 많지만 그것이 모이니까 뭔가 좀 단순하게 들리고, 4번 곡은 트랙수가 적지만 극도로 잘게 쪼개진 드럼 앤 베이스의 형식을 쓰고 있어서 오히려 복잡하고 난해하게 들리던데요.
“그 반대로 들린다는 사람들이 더 많던데요. 일렉트로니카로 만든 4번 곡이 더 단순하게 들린다는 거죠. 채널 수 역시 4번 곡이 더 많아요. 4번은 보컬과 베이스 일정 부분 빼고는 리얼 악기가 없어요. 4번은 곡에 공간을 많이 주고 여유가 있고 숨을 쉴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숲의 청명함을 표현하려고 했죠.”

- 그럼 이번 클래식 편곡까지, 모아이는 세 개 버전이 있는 거군요.
“그래도 곡의 주제는 똑같아요. ‘여행’과 평온함을 찾을 수 있도록 의도했어요.”

- 박자를 그렇게 잘게 쪼개면 드러머가 고생이 많았겠네요.
“혜승은 와서 한 달간 연습만 했어요. 그리고 녹음 들어갔지요. 고생을 정말 많이 했어요. 그 대신 제가 맘 편하게 해주고 될 때까지 녹음하고, 되면 이야기하라고 했어요. 바세린 드럼(최현진)은 연습을 더 했어요. 제가 볼 때 우리 곡 드럼 칠 사람은 혜승하고 현진 밖에 없어요.”

- 그 두 사람이 국내 최고란 말로 들립니다만.
“그럼요. 장담할 수 있어요.”

- 어떻게 장담을 할 수 있죠?
“이번에 오버와 인디 합쳐서 드러머는 거의 다 봤다고 할 수 있어요. 저랑 현진은 언젠가 우리가 세계 1등을 하자고 했어요. 실력이라기보다 연주스타일로 봐서는 지금 우리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이 혜승과 현진 밖에 없어요. 혜승은 한 달 연습하고 1주일간 녹음하고 피아로 돌아갔죠. 현진은 오디션 10명쯤 보고 뽑았어요. 녹음 때는 오디션 볼 필요도 없이 혜승이 할 수 있느냐 없느냐만 판단해야 했죠. 혜승이 고스트가 정말 탁월해요. 그루브도 외국 연주자 같고. 혜승이 못 치면 또 외국에서 구해야 하는 거죠. 지난번 헤프처럼.”

- 헤프는 지금 어떻게 됐나요?
“우리 밴드는 늘 앨범 한 장씩 계약하거든요. 지난번 음반 활동 계약 끝나고 미국에 돌아갔죠.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에요.”

- 최현진씨는 연주를 금세 잘 하던가요.
“현진은 한 달동안 연주스타일만 고쳐야 했어요. 그래서 ‘매일 여기 나와서 연습할 수 있느냐’고 물으니 ‘할 수 있다. 하루 종일 드럼만 치는 게 내 꿈이다’라고 했어요. 그리고 나서 여기서 먹고자면서 연습했어요. 한 달 넘게 연습하고 이젠 됐다고 했죠. 현진은 전공이 재즈예요. 현진이 연습 끝내면서 둘이 얼싸안고 말했죠. ‘우리가 일단 한국 최고는 된 것 같다. 이제 세계 최고가 되자’고 말이죠.”

- 인디에 있는 사람들을 잘 알고 지내나요? 어떻게 무명 밴드에 있는 사람들을 찾아내죠?
“(서태지는 이 질문을 잘못 알아들었는지 다른 대답을 했다) 탑, 락 때도 그랬고 다들 서태지가 인디 빼가서 인디가 망한다고 하는데, 가슴 아픈 얘기예요. 서태지에 합류했다고 인디가 망한다면 그건 가슴 아픈 일이죠. 빼가는게 아니라 정말 실력있고 할 수 있는 사람들과 작업을 하고 싶은 거예요. 준영도 그렇고. 석중은 ‘독고다이’죠. 딴 작업은 안 하고 우리 일만 했어요.”

- 베이스 주자도 실력이 뛰어난 것 같던데요.
“준영은 연주는 최고예요. 그러나 비주얼과 액션이 좀 더 필요했어요. 워낙 연주가 좋아서 일단 하기로 하고 나머지를 보완했죠. 액션은 자신만의 기본 필이란 게 있어요. 라이브에서 액션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 그럼 무대 위 액션도 서태지씨가 직접 디렉팅을 하나요?
“액션은 꽤 자율적이에요. 연주는 자율적이지 않지만요. 연주가 그런 건 편곡자와 실제 녹음자가 저니까. 또 선배이기도 하고. 그러니까 아무래도 제가 디렉팅을 하게 되죠.”
(서태지 이번 싱글을 MP3로 변환하려고 하자 CDDB에서 ‘Helter Skelter’라는 곡명이 떴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이와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이 또 있었다. ‘Helter Skelter’는 비틀스 화이트 앨범에 실렸던 실험성 짙은 노래여서 이것을 서태지의 의도가 담긴 그 무엇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보니까 ‘Helter Skelter’라는 글램록 밴드가 있었고, 그들의 앨범에 실린 곡들이 서태지 새 싱글에 실린 네 곡의 MP3 버전으로 바뀌어있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질문을 서태지에게 했으나, 매우 허탈한 대답을 들었다.)

- 헬터 스켈터는 무슨 의도를 갖고 MP3에 이름 붙인 건가요?
“예? 그게 뭐예요?”

- 이번 음반을 MP3로 바꾸려면 곡명이 ‘Helter Skelter’의 노래들로 나오잖아요.
“처음 듣는 이야긴데요? 그거 무슨 fake file 같은 건가요?”

- 아니...저는 당연히 이게 서태지씨가 의도한 무엇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오. 전혀 처음 듣는 얘기예요. 인터넷 DB에 보면 길이가 똑같은 다른 곡 제목이 붙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그런 종류 아닐까요?” (결국 helter skelter에 얽힌 비밀은 아직 풀리지 않았다)

- ‘버뮤다 트라이앵글’이란 신곡의 일부가 인터넷에 있더라고요. 그건 다음 싱글에 실릴 곡인가요.
“그건 KTF용 신곡을 염두에 두고 만든 거예요. 다음번 싱글이나 정규앨범에 들어가게 될 거예요. 아직 어느 앨범에 넣을지는 결정 못했어죠. 컨셉은 역시 8집 전체의 컨셉과 같은 노래고요. 7집 때 Watch out도 먼저 만들어놓고 나중에 공개한 거죠.”

- 다음 싱글은 언제 낼 계획인가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아마도 올 연말 연초쯤이 될 거예요. ‘휴먼 드림’에도 기대를 걸고 있거든요. 좀 대중적인 멜로디이고?. ‘휴먼 드림’ 반응이 좋으면 다음 싱글이 조금 더 늦어질 수도 있고요. 다음 싱글은 첫 번째 싱글과 곡 수가 비슷할 거예요. 정규 앨범 시기는 다음 싱글보다 더 미지수예요. 활동하다가 심심해지면 이렇게 해볼까 하기 때문이죠. 프로모션은 시기가 중요하다는 걸 알지만, 시간에 얽매이다 보면 음악하는 게 재미 없어져요. 거기서 벗어나면 편안하고 행복해져요. 그게 음악하는 사람으로서 좋은 점이에요. FM 비즈니스에서 벗어나보자 하는 것이죠.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에도 어느 날까지 새 음악을 내놓아야 한다는 게 굉장히 스트레스를 줬어요.”

- 그렇게 계약이 돼 있었던 건가요?
“아니오. 계약은 문제가 없었어요. 팬들과 약속을 그렇게 한 거죠. 1집 때는 활동을 끝내면서 6개월 만에 새 음반을 내겠다고 했고, 이게 너무 짧아서 그 다음은 8개월로 조금 늘였죠. 그때는 ‘방송활동 중단’이란 게 큰 뉴스였어요. 1집은 아무 부담 없이 냈는데 방송활동을 하면서 다음 작업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그런데 그때는 다들 그렇게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방송 중단을 하면서 ‘사라지는 게 아니라 6개월만에 돌아오는 것’이라고 했죠.”

- 그런 스트레스가 결국 서태지와 아이들 해체로 이어진 건가요?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지만 그것도 영향을 줬죠.”

- 이번 음반에서도 이모(Emo) 계열의 영향이 느껴집니다만.
“이번 음반에 이모계열 정서는 전혀 없다고 봐요. 외국의 새로운 장르를 들여오고 싶다는 생각을 예전에는 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전혀 그런 생각 없이 ‘여행’의 느낌만으로 만들었어요. 그러다보니 외국에도 없는 음악이 나온 것 같아요. 그래서 장르 상관없이 내가 갖고 있는 걸로 음악을 하다보면 새로운 음악이 나오는구나, 하는 것도 배웠어요. 그렇게 만들어놓고 장르 이름을 뭐라고 할까 하다가 ‘네이처 파운드’라는 말을 생각해냈어요.”

그의 대답은 약간 의외였다. 사실 이모라는 장르 자체가 이제 거의 사라지다시피 한 애매모호한 장르이기도 하지만, 이모의 특성을 서태지의 음악은 갖고 있다. 물론 ‘이모코어’의 특징인 그로울링은 없어졌다. 그러나 ‘휴먼 드림’의 ‘그런지하고 더러운(서태지의 표현)’ 기타 사운드는 이모의 특징적 기타 톤과 닮았다. 그리고 서태지의 이번 패션 역시 이모의 그것과 닮은 데가 있다. 앞머리를 길러서 한 쪽으로 빗고 스키니진을 입는 등등의 패션이 그렇다. 그러나 어쩌랴. 아티스트가 “이모 아니다”라고 한다면 이모가 아닌 것이다.

- 애초에 생각하던 대로 음반이 나왔습니까.
“이번 음반이 처음에는 무척 후지게 생각했어요. 이렇게 해서 음반을 내겠나 싶을 정도였죠. 그런데 차차 풀리더라고요. 이번에는 외국 스튜디오를 빌리지 않아도 되고 한국에서 다 했으니까, 녹음하고 그 다음날 또 바꿔보고 하면서 조금씩 좋아졌어요. 그러니까 제가 레코딩 엔지니어지아 믹싱 엔지니어죠.”

- 믹싱에 시간을 무척 많이 쓰는 것 같은데요.
“예전에는 하루 한 곡 정도 믹싱을 했어요. 또 믹싱 엔지니어를 두면 그 사람의 의견도 존중해줘야 하니까 아무래도 제가 하고 싶은대로 다 할 수가 없죠. 그래서 이곳 스튜디오 만들고 나서는 ‘믹싱은 시간을 정해두지 말고 하자’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믹싱 할 때는 완벽하다고 생각했는데 한 달 뒤쯤 뭔가 발견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번에 그렇게 시간을 정하지 않고 믹싱을 하다보니 이번 싱글 믹싱에만 한 달이 걸렸어요.”

- 네 곡 믹싱하는 데 한 달이면 정말 엄청난 시간이 들었군요.
“물론 다른 곡들도 기본 믹싱은 돼 있죠.”

- 그러다보니 공백기간은 길어질 수 밖에 없군요. 4년 6개월이면 좀 지나치게 길지 않나요?
“이번 메탈리카 음반이 몇 년 만에 나왔죠?”

- 5년만이죠.
“그보다는 짧은 거잖아요.”

- 그렇지만 메탈리카는 투어를 계속 하고, 실제 공백기간은 그렇게 길지 않죠.”
“한국도 미국처럼 전국 투어가 가능하다면 1년 정도는 활동을 할 수 있겠죠.”
이후 우리는 메탈리카 새 음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서태지는 새 음반에서 타이틀곡 ‘The Day That Never Comes’만 들어봤다고 했다. 그는 “메탈리카 음악은 전부 좋아한다. ‘얼터리카’ 시절 곡들도 모두 좋아한다”고 말했다.





서태지는 2000년 '울트라맨이야' 컴백 후 단독인터뷰 때 사진촬영을 허락지 않았다. 대신 자신이 찍은 사진을 직접 골라 보내줬다. 이번에는 "인터뷰를 위해 사진을 따로 찍어서 보내달라"고 특별히 요청했다. 이 사진은 10월 1일 찍은 것으로, 서태지는 신문에 실린 사진과 이 사진을 함께 보내왔었다. /서태지컴퍼니 제공



- 한국에서 작업하면 새로운 음악은 어떻게 접하나요.
“한국에서는 접하기가 어렵죠. 외국에 있을 때는 늘 TV든 라디오든 음악채널을 틀어놓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새 음악을 듣게 되죠. 내가 뭔가 발전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한국에 2년 전에 들어오면서 새 음악을 거의 못 들었어요. 음악을 내가 듣고 즐길 때는 편한데, 작업을 시작하면 내 생활이 차단되면서 일로 음악을 듣게 되니까, 그러면 도움이 안돼요. 새 음반을 내야 한다는 약속을 지키려고 허겁지겁 듣게 되니까 도움이 안돼요. 그래서 휴식시간이 절대로 필요한 거죠.”
(이 부분에서 나는 서태지와 관련해 오랜 논쟁이 돼 온 표절시비의 실마리를 잡은 듯 했다. 그는 "일로 음악을 들으면 도움이 안된다"고 말했던 것이다. 그러나 멍청하게도 "일로 음악을 듣는다"라는 것이 무슨 뜻일까 하는 생각은 인터뷰가 끝나고 컴퓨터에 인터뷰를 정리하면서 떠올랐다. 결국 그것을 물어보지 못했다. 친한 뮤지션들과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더니, "그게 바로 서태지 표절의 증거"라는 과격한 주장부터, "사실 표절로 드러난 게 하나도 없는데, 그냥 남의 음악을 얻으면서 영감을 얻는 수준 아니냐"는 주장까지 다양했다)

- 싱글 두 장과 정규앨범으로 음반을 나눠내는 건 서태지씨 아이디어인가요.
“예. ‘8집 음반은 그렇게 하고 싶었다’고 말하는 게 맞는 얘기일 것 같아요. 한 음반에 7~8곡이 넘으면 일단 제가 집중이 안되고 관리가 안돼요. 그게 제 스타일이에요. 활동을 길게 하고 싶은데 그러려면 새 음악을 전달하는 방법이 그렇게(음반을 나눠서 내는 게) 가장 좋은 방법 아닌가 싶었어요.

- 이미 다 해놓은 음반으로 최대한 우려먹는다는 비판도 있지요.
“우려먹는다는 소리가 있는 건 알아요. 그렇지만 세번에 나눠서 내면서 제 느낌을 신선하게 전달하겠다는 거예요. 두번째 싱글에 나오는 곡들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고요. 오히려 팬들이 반응 안좋으면 어떨까 생각도 했는데, 팬들이 지금 다음 싱글을 굉장히 기다리고 있고 그 기다림을 즐기고 있어요. 그런 모든 것들을 생각해볼 때, 잘 선택한 것 같아요.”

- 네 곡 담긴 싱글이 1만1000원 안팎에 팔리는 건 너무 비싸다는 의견도 꽤 있습니다.
“음반 값은 다른 음반보다는 좀 비싸게 팔자고 했어요. 제 음악에 대한 가치를 그렇게 부여하고 싶었습니다. 음반에 쏟아부은 정성, 비용, 시간이 그 정도 가치는 있다고 생각해요. 최종 가격결정은 제가 한 거예요. CD를 10만원 주고도 사고 싶은 사람은 사요. 그런 논쟁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무엇보다 그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이 중요하죠. 5집 때는 러닝타임이 짧은데 비싸다고 했죠. 노래 길이 때문에 음반값이 싸야 한다면, 그림의 경우 극장 간판이 가장 비싸야 한다는 논리와 같아요. 그만큼 자신감이 있으니까 좀 비싸게 받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죠.”

- 공연 제작비를 너무 많이 들이는 것 아닌가요. 물론 관객들이야 좋아하지만 그만큼 티켓값이 올라가고, 같은 무대로 투어하는 게 아니니까 제작비가 빠지지도 않을 텐데요.
“제 공연은 (이윤을) 남기려고 하는 게 아니에요. 공연에 들어가는 정성과 비용을 따져보면 다른 공연에 비해서 워낙 들어가는 게 많아요. 제작비가 무모한 수준이죠. 욕심이 과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일단 하고 싶은 것을 한다고 생각해요. 완전히 무리라고 생각되면 중간에 캔슬할 수도 있겠지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한 것이죠.”

이 시점에서 우리는 서태지 심포니 공연 준비과정에서 드러났던 문제점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것이 법적으로 서태지가 책임져야 할 문제는 아니었지만, 서태지는 대부분 묻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했다. 그는 “주변에 서태지에게 올바른 조언을 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이 없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컴퍼니 안에 그런 그룹이 있다. 그들이 믿음직하기 때문에 이렇게 큰 공연을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FM 비즈니스를 부를 때 특히 감정이 격앙돼 있었던 것 같은데 혹시 그런 문제가 라이브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고 묻자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감정이 섞여있었을 수도 있겠다”고 답했다.

- ‘교실 이데아’를 부르기 전 “한국 교육은 지금도 엉망진창”이라고 말했습니다. 교육 문제에 특히 관심이 높은 건가요.
“엉망진창이니까 엉망진창이라고 한 거죠. 실제로 달라진 게 없어요. 젊은 시절에 너무 많은 것을 파괴당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여전히 주입식 교육이고. 제가 중학교 3학년때 느낀 걸 교실이데아로 표현했었어요. 그게 94년인가요. 그 이후에 뭐가 바뀌었지요? 제 팬들 중에는 벌써 어머니가 된 사람도 있고 학생도 있어요. 스스로 바꾸지 않으면 아무도 바꿔주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교실이데아를 부르고 싶었어요. 저 스스로가, 최소한 저한테는 제도교육이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해서 그만뒀기 때문이에요.”

- 가출 경험도 무대 위에서 말했었는데요. 실제 가출을 몇 번이나 했나요.
“가출 횟수는 셀 수 없을 정도예요. 한번 집을 나가면 1, 2주 정도 사라진 적도 있고 며칠 있다가 나타난 적도 있죠. 중2인가 중3때 처음 가출을 한 것 같아요. 음악을 하기 시작했고 학교에서 폭력에 저항하기 시작했을 때였죠. 체벌에 대항하고요. 사랑의 매든 아니든 폭력은 아니다 라고 그때 확신했어요. 중 3때 우리반 한 명이 잘못했다고 반 전체가 매를 맞는 단체기합을 받은 적이 있어요. 그때 교실을 나가 버렸어요. 그 이후 우리 반에서 체벌이 사라졌죠. 그날 이후 애들이 저한테 고마워했죠.”

- 중 3때 담임선생님을 존경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 선생님이 그 체벌을 했던 선생님이에요. 그 분이 정말 교육자였죠. 나를 위해서 체벌을 없애버리고 나를 끝까지 이끌어줬죠. 그 선생님이 아니었으면 중 3때 자퇴했을 거예요. 그때 중학교 졸업사진은 아주 얌전하게 찍었는데, 그것 역시 선생님이 졸업사진은 오랫동안 남는 거니까 그렇게 찍으라고 해서 그랬던 거예요.”

- 자퇴한 뒤의 생활은 어땠습니까.
“같은 시기에 부모님의 체벌도 있었어요. 저는 사춘기였고. 외부에서 음악을 하면서 겉멋도 들고 집이든 학교든 나와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죠. 정말 어린 생각이죠. 학교는 몰라도 집은 버리면 안되는 건데. 돈도 많이 벌겠다고 일도 굉장히 많이 했어요. 그렇지만 일한 것에 비해 번 돈은 정말 적었죠.”

- 문제아였군요.
“쉽게 말해서 양아치였죠. 남자들끼리 서열을 정한다고 싸우고. 학교든 집이든 매만 들으면 나갔으니까요. 그런데 그때 배운게 지금은 많은 도움을 주는 것 같아요. 깡 같은 게 생기고 어떤 일이 생겨도 할 수 있다는 그런 것 말이죠.”

- 그런데 왜 고등학교 때 자퇴를 했죠. 가출벽이 도진 건가요?
“아니에요. 고 1 올라가면서 좀 컸어요. 어렸을 때부터 건축에 관심이 있어서 건축을 공부하려고 공고에 갔죠. 그런데 마음을 다잡고 공부하려고 하는데 음악의 비중이 커지면서 음악에 더 집중하게 된 거죠. 중학교 때만 해도 (남을) 설득하려고 하지 않았지만 학교를 그만 둔 뒤에 부모님 앞에서 열심히 기타를 연습하고 그런 다음에 시나위를 하면서 차를 샀죠. 그때 머리가 너무 길고 하니까 첫 차인 르망을 샀죠. 그게 1989년이었어요.”

- 이른바 문제아에 대한 애정과 동질의식이 있는 건가요.
“그렇죠. 금방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긴 한데. 컴백홈 만들 때 그런 느낌이었어요. 심장이 터질 것 같고, 생명이 태어났는데 부모의 제압이 시작됐고. 물론 집으로 돌아가라는 내용이긴 하지만, 결국 그런 친구들에 대한 제 대답이 컴백홈이에요. 거기에 모든 그런 생각들을 담았어요. 그때는 이렇게 해라 한다고 들을 것도 아니죠. 세상의 중심이 다 자신일 테니까.”

- 서태지 팬들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요. 이번 심포니 공연에서도 서태지의 말투가 싫다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른바 매니아만 상대한다는 거죠.
“저는 그냥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해요. 그래도 ETP나 심포니 때는 존댓말을 많이 한 편이고, 전국 투어를 하면 반말이 90%는 되죠. 기본적으로 관객 대다수가 저보다 나이가 적고 하니까 동아리 같은 느낌이 들어요. 매니아만 상대한다는 말, 일리 있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저에게 집중하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주면 좋겠어요. 저의 말이 안들리는 사람들도 있을 거예요. 같은 관객인데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고요. 완전팬들이야 그렇지 않죠.”

- 완전팬은 어떤 팬을 뜻하나요.
“완전팬이란 팬덤 안에서, 닷컴 회원이고 주기적으로 활동하면서 닷컴 내의 대화를 다 알아듣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죠. 공연에서 제 대화의 절반은 그런 팬들을 향한 것이죠. 나머지는 다른 팬들까지 포함하는 것이고요. 물론 팬들을 그룹으로 나눌 수는 없지만요. 그런데 이번 심포니때는 긴장해서 혀가 엉키긴 했어요. 저도 말이 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오늘 왜 이렇게 말이 꼬이지, 하고 생각했죠. 특히 이번 공연은 생각할 게 많아서 그랬던 것 같아요.”

- 완전팬에 대해 이야기하니까 생각이 나네요. 심포니 공연 때, 공연이 다 끝나고 20대로 보이는 여자팬 4명이 나란히 무대를 향해서 “오빠, 이렇게 좋은 공연 보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하고 외치더니 큰 절을 하더라고요.
“큰 절 한 번이오? ETP 때는 어떤 남자 관객이 백배를 했대요. 그 분이 ‘만약 서태지가 맨슨과 유즈드를 데리고 오면 백배를 하겠다’고 약속을 했었대요. 그리고 실제 맨슨과 유즈드가 오니까 백배를 했다는 거예요. 그 분은 제 팬은 아닐 수도 있죠. 하여튼 그런 것은 일종의 퍼포먼스라고 봐요.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 스스로 즐길 줄 아는 정말 재미있는 공연문화라고 생각해요.”

- ETP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매년 ETP를 열겠다”고 했습니다. 매년 ETP에 참여할 생각인가요. 그리고 만약 참여하지 않는다면 서태지가 없는 ETP에 관객이 줄어들지 않을까요.
“매년 하고 싶다, 라고 말하는 게 정확할 것 같습니다. 아직은 목표 수준이고요. 제가 서지 않아도 관객은 줄지 않는 퀄리티를 유지할 생각이에요.”

- ETP는 오즈페스트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건가요.
“그런 건 아니에요. 물론 오즈페스트를 알고는 있죠. 그래서 오즈페스트와는 좀 다른 페스티벌이 ETP예요. 고품격 도심형 페스티벌이라고 할까요.”

- ETP 이름은 직접 만든 건가요.
“예. 제가 주최를 했기 때문에 제 이름을 넣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어서 ETP라고 했어요. eerie란 단어도 제가 골랐어요.”

- 오즈페스트는 모든 종류의 하드록과 메탈 페스티벌입니다. ETP도 그런 컨셉이 있나요.
“ETP에는 장르적 제한이 전혀 없습니다. 포크나 일렉트로니카 무엇이든 할 수 있지요.”

- 무대에 너무 많은 돈을 들이는 것 아닌가요. 물론 관객들은 좋지만 무대 만드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그 무대로 전국 투어를 할 것도 아니니까 결국 그 부담이 티켓 값으로 올라가지 않습니까.
“좋은 무대를 선사하고 싶은 것이 가장 기본적인 생각이에요.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치로 하고 싶어요. 노력이든 비용이든 음악 하면서 후회없고 모두가 행복할 만한 것을 하고 싶어요. 그러나 중심은 음악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 한국에도 펜타포트나 쌈싸페, 동두천 같은 페스티벌이 많이 생겼습니다. 이런 무대에 설 생각은 있습니까.
“다른 페스티벌에 서지 않겠다는 건 아니에요. 펜타포트였는지 잘 모르겠는데 주최측에서 혹시 설 수 있겠느냐고 타진해온 적이 있어요. 그렇지만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설 수 없었죠.”

- 이번 음반 출시를 앞두고 마케팅이 화제가 됐습니다. 크롭 서클이며 UFO 같은 것이었죠. 지나친 신비주의라는 얘기도 있었습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귀엽고 재미있는 마케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귀여운 마케팅 맞죠. 크롭 서클, UFO 전부 제 아이디어였고요. 그것이 서태지의 마케팅이라는 것을 마치 발견한 것처럼 처음 블로그에 올린 사람도 우리 스태프예요. 예전부터 미스터리와 여행이 이번 음반의 큰 테마였어요. 음악은 여행, 가사는 미스터리 식으로요.”

- 팬들 사이에는 그래서 이번 싱글은 lie, 다음 싱글은 truth, 그리고 정규앨범은 서태지의 초이스다, 이런 식으로 해석하는 얘기도 있습니다.
“(웃으며)그런가요? 저는 모르겠는데요? 그게 뭘까요?”

- 음악 일반에 관한 질문을 하겠습니다. 이제 디지털 음악시대로 완전히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시장 변화에 대한 서태지씨의 생각은 무엇인가요.
“저는 mp3를 찬성한 사람이었어요. 음악을 공유하고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건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했어요. 320kb 이상으로 mp3를 제대로 인코딩하면 보통 사람들은 CD와 구별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제대로 된 스피커로 320kb 이상으로 인코딩된 mp3 파일을 듣는다면, 일반인이 느끼기에 음질이 CD보다 떨어진다는 것에 저는 동의하지 않아요.”

- 그렇지만 CD가 갖고 있는 매력은 mp3가 대체할 수 없는 것 아닌가요.
“상황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는 것 아닌가요. mp3가 wav 파일로 바뀔 수도 있죠. 그러니까,. wav 파일을 mp3 플레이어처럼 간편하게 담아갖고 다닐 수도 있다는 거죠. 그런 변화를 저는 즐겨요. 그래서 오래 살고 싶어요.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타는 게 제 목표거든요. 기술이 발전하면, 어쩌면 음악을 들을 때 뇌파나 신경세포를 자극하는 시스템도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 과거에 ‘시대유감’이 심의에 걸렸을 때 가사를 왕창 들어낸다든가 ‘내맘이야’의 파격적인 가사라든가 하는 것을 ‘서태지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면, 그 정신은 아직도 유효한가요. 7, 8집을 보면 그런 과격함은 많이 사라진 것 같은데요.
“정신이오? 똘끼 아닌가요? 지금은....모르겠어요. 그렇지만 그런 상황이 오면 제 생각은 똑같을 것 같아요. 7, 8집은 그런 가사가 필요했었죠. 그렇지만 예전같은 가사가 필요하면 또 그럴 것 같아요. 저는 마음은 여전히 10대예요. 중학교 3학년, 15살에 머물고 싶어요. 그때 방황했던 것을 소중하게 생각해요. 이번에 활동하면서 대학생들이 저를 잘 모른다는 말을 듣고 어떻게 그럴 수 있나, 하면서도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한창 음악할 때 그 친구들이 몇살이었나 생각해보면 말이죠. 그래서 중고생 팬들을 보면 귀엽죠. 제가 ‘난 알아요’를 부를 때 수정(受精)도 되지 않은 무존재였으니까.”

- ‘난 알아요’는 서태지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 노래인가요.
“세상에 나를 알린 노래죠. 의도하지도 않았고 기대하지도 않았었지만요. 습작을 하다가 나온 음반이 1집인데, 그때는 차트에도 들어가지 않겠지 했던 곡이 그렇게 돼버리니까 얼떨떨했어요. 준비도 안됐고. 그때부터 4집까지 그냥 달린 거죠. 그러다가 지쳤고 그래서 아련한 느낌을 갖고 있는 괴물같은 노래죠.”

- 이번 활동이 끝나면 역시 외국으로 가나요.
“외국에 여행하러 갈 것 같아요. 이번 음악작업은 한국에서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지만요. 창작을 할 때는 자유가 필요해요. 길거리를 돌아다녀도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그런 자유요. 길을 가다가 진열장을 봐도, 대중교통을 타도 뭘 느낄 수가 있고 영감을 얻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걸 하지 못하니까 인풋(input)이 없어요. 인풋이 없으니까 아무 것도 만들어낼 수가 없어요.”

- 한국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건 팬들 때문일텐데, 그렇다면 팬들이 서태지를 구속하는 것인가요.
“나를 구속하는 건 한국이죠. 팬들이 나를 구속하지는 않아요. 다만 그렇게 느끼는 내가 변태죠. 시나위 시절부터 사람들이 나를 보면 깜짝 놀라는 게 정말 미안했어요. 화장실에 가도 머리가 기니까 여자인 줄 알고 깜짝 놀라고. ‘난 알아요’가 이걸 증폭시켰죠. 어느 날 명동에 그냥 옷 구경 하러 갔는데 사람들이 우리를 포위해서 교통이 마비되고 경찰이 끌어내고....차를 한 잔 마셔도 사람들이 웅성웅성 하는 걸, 그런 걸 못 견뎌요. 그래서 혼자 지내는 게 습관이 굳어졌어요. 지금도 밖에 나가면 똑같을 것 같아요.”

- 그럼 2년 전에 한국에 와서 한번도 밖에 나가지 않았단 말인가요.
“스키장에 한 번 가고 아무도 없는 시골에 한 번 놀러가고...그게 전부예요.”

- 밥 먹으러라도 나가지 않나요.
“밥은 시켜 먹거나, 여기서 일하는 아주머니가 해주시죠. 어머니가 오셔서 해주실 때도 있고요.”

- 한국에서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다니다가 얻을 수 있는 영감도 있을 텐데, 그런 걸 못하는 것은 일종의 불행이네요.
“그렇죠.”

- 외국 진출에 대해 물어보겠습니다. 1집에 실린 ‘난 알아요’ 영어버전은 혹시 외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한 건가요.
“아니오. 그건 그냥 영어 랩으로 한번 해보고 싶어서 만들었을 뿐이죠. 그때 랩이란 게 제대로 없었고, 영어로 하는 게 한국말로 하는 것보다 나아보였으니까요. 지금도 미국 진출은 좋은 기회 있으면 해보고 싶어요. 그렇지만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지는 않아요. 성과가 없을 가능성이 높거든요. 지금은 시기가 아닌 것 같아요. 미국의 메이저 레이블에서 아마도 우리를 알고 있을 거고, 그사람들이 우리를 필요로 한다면 연락이 오겠죠. 한국에서 즐기고 있는 활동을 침해받으면서까지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미국 진출을 시도해보고 싶지는 않아요. 섣불리 하지 않겠다는 생각도 있고요.”

- 인터뷰를 앞두고 서태지 모든 음반을 들어봤더니 과거에 느끼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이를테면 ‘마지막 축제’의 경우 도입부는 완전히 재즈인데요.
“‘마지막 축제’는 처음에 비트를 정하고 큰 그림을 정한 게 아니고, 이것저것 시도하다가 곡이 확정된 것 같아요. 스윙 박자가 되고 인트로는 재즈로 하자 이런 식이었죠. 그런가 하면 ‘하여가’는 처음부터 계획적인 노래였죠. 스래쉬와 국악, 랩을 섞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만든 곡이죠. 제가 음악을 만드는 게 대부분 뭘 하겠다는 식으로 시작하는 게 아니고, 하다 보면 방향이 정해지는 식이에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여러가지 장르가 섞이는 것 같아요.”

- 3집을 보면 정통 스래쉬 곡이 많습니다. 인트로부터 시작해서 말이죠. 서태지가 이런 정통 스래쉬를 했어도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습니다만.
“제가 스래쉬를 제일 좋아하던 시절이 시나위에 있을 때였어요. 그때 그래서 (스래쉬를 하던) 아발란쉬 형들과 합주하면서 한을 풀기도 했죠. 예전에 제일 좋아했던 장르가 스래쉬예요. 그게 하여가 때부터 조금씩 묻어나온 것 같아요. 저한테 많은 시간이 있다면 최고의 스래쉬 음반을 만들 자신이 있어요. 그리고 재즈도 정말 해보고 싶어요. 음악을 만들고 공연할 때 재미있으니까요. 그렇지만 너무 할 일이 많아요. 그 모든 걸 다 할 시간이 없죠.”

- 괴수인디진은 아직 있나요. 계속 뮤지션을 뽑을 계획인가요.
“그럼요. 피아가 있잖아요. 지금은 계획이 없지만 언제나 피아나 넬 같은 팀이 있으면 함께 하고 싶어요.”

- 이번 8집 활동은 언제까지 할 계획인가요.
“딱 정하지는 않았지만 내년을 넘기지는 않을 거예요. 아마도 내년 여름 전에는 마무리하지 않을까 싶어요. 전국 투어를 연말부터 7개 도시 정도 하고. 다음 싱글 발표를 전후해서 그쯤 전국 투어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인터뷰는 4시간30분 가까이 이어졌다. 자리에서 일어나니 시계는 자정을 훌쩍 넘어 있었다. 헤어지면서 그에게 “앞으로 4년 후에나 또 만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웃으며 “그건 좀 길죠?”라고 했다. 그때까지 아무 말도 않고 배석해있던 서태지컴퍼니 직원이 “지금 손님이 2시간째 와서 기다리고 계십니다”라고 말했다. 서태지는 깜짝 놀라며 “시간이 그렇게 됐어?” 하고 말했다. 서태지는 헤어지면서 악수를 청했다. 그는 지하에 남았고, 나를 태운 엘리베이터는 지상으로 올라갔다.




*부록: 탑(안성훈: 서태지밴드 기타리스트) 전화인터뷰: 2008년 10월 2일

“서태지는 개인적으로 고마운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기타리스트가 많고 저보다 테크닉도 좋고 뛰어난 사람이 많죠. 제가 어떻게 보면 선택받은 사람이라고 할 수도 있어요. 세 장의 앨범 활동하면서 두 장 앨범 녹음을 했죠. 그러면서 내가 모자라다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그래도 밀어내지 않고 후보자 생각하지 않고, 격려해주고 가르쳐주고 했지요. 내가 아니고 다른 뮤지션이 왔으면 어떻게 됐을까 생각도 했고. 그런 불안함을 많이 정리해줬어요. 언더에서는 이런 경험 못해서, 그런 면에서 고마운 존재로 생각합니다.
서태지씨는 소문난 그대로 열정적이고 고집스런 사람입니다. 뮤지션이라면 누구나 다 갖고 있는 것이기도 하죠. 노력형이고요. 이미 다 알려져 있는 게 다 사실이에요.
서태지씨는 아무래도 베이시스트가 더 어울리고 멋있지 않나 생각해요. 원래 베이스로 처음 시작한 사람이죠. 테크닉이 장난이 아니에요. 핑거링으로 치는데 파워가 장난 아닙니다. 왜소한 체격이지만, 연주는 체격과 무관해요. 만약 서태지씨한테 베이스만 하라고 했다면 톱클래스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6집 컴백때 태지씨가 몸이 되게 안좋았어요. 컴백공연 전날이었죠. 몸이 아파서 잠을 자야 하는데 그날 잠을 안자고 작업을 했던 기억이 나요. 정말 독종이에요. 이렇게까지 해서 모든 걸 준비하는 걸 보면 정말 프로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인디 멤버 발굴은 인터넷으로 가능해요. 나도 인디 경력이 10년이에요. 매니저 중 한 명이 인디밴드들과 친하고요. 저도 알고 매니저들도 알고. 그래서 멤버 후보 고를 때 1차 동영상 오디션을 보고, 그 다음에 실제 오디션을 하죠.
힘든 점도 있어요. 개인시간이 안 나니까 가족들도 많이 못보고 술자리도 많이 못가고 하죠. 활동 앞두고는 하루 12시간은 연습실에 있어요. 연습은 컴백할 때 한 달 반 정도 해요. ETP도나 심포니 연습은 한달씩 하고요. 멤버들이 밴드를 같이해오던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필(feel)이 맞아야 되고 해서 연습을 많이 해야 하죠. 라이브 자주 안해 봐서 연습이 많이 필요해요. 실제 라이브처럼 거울을 보면서 같이 뛰면서 연습합니다.
지하 연습실에만 있으면 답답하죠. 우리끼리 하는 말로 ‘감금생활’을 하다보면 답답한데, 태지씨는 이게 몸에 밴 것 같아요. 스무살 때부터 이런 생활 하다보니까 말이죠. 벌써 17년이 됐잖아요. 이 밴드에 있으면 욕심이 생겨서 힘든 걸 잊어버리게 돼요. 공연을 해보면 항상 아쉬우니까, 그래서 연습을 하게 되는거죠."

한현우 조선일보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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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ineTree]
PineTree/T2008. 9. 1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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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 양군기획사무실에서 서태지씨와 인터뷰했던 내용입니다.

잡지 편집작업중 얼떨결에 진행한 인터뷰입니다.

일부 오타나 오류단어가 있지만 원분을 그대로 올립니다.

본 기사는 사운드온에어 8호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기사는 10월 10일 모처에서 진행된 서태지씨와의 대담입니다.

1시간이 넘는, 장시간에 걸친 대담에서 서태지는 내내 솔직하고 당당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그와의 대담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려 합니다. 이 대담은 대부분 본사 홈페이지에 접수된 회원들의

질문을 정리한 것으로 많은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했습니다.

 

    

 

SOA : 안녕하세요. 태지씨 정말 만나서 반갑습니다..


서태지 : 네, 저두 반갑습니다.


SOA : 저희 잡지는 음악을 하는 프로뮤지션들과 음악을 시작하려고 하는 아마추어 뮤지션들 모두 함께 참여하는

컴퓨터 음악 전문지입니다. 음악 전문지로서 한국의 대표적인 뮤지션 서태지씨와 대담을 나누게 돼 무척 기쁘고....

흥분을 감출 수가 없군요.


서태지 :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함께 보는 잡지라고 하니..  이 자리가 저도 기쁘군요.

 


SOA : 지금부터 후배 음악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죠.

참고로 이 질문들은 저희 홈페이지를 통해 올라온 것들입니다..


서태지 : 네

 


SOA : 이번 앨범에서 쓰인 장비들과 메인 시퀀싱프로그램은 어떤 건지 알고 싶다는 분들이 많아요.

또 앞으로 구입하고 싶은 장비가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tv에서 보니깐 기타 쪽으로는 라인6를 쓰고 있던데...

다른 미디 장비들은 안나와서 궁금해 들 하더군요.


서태지 : MIDI장비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어요. 장르가 하드코어라서 MIDI장비를 사용할 일이 없었다고 보시면 되요.

시퀀싱 프로그램이나 레코딩 환경은 PROTOOLS 와 그 밖의 몇몇 프로그램을 사용했습니다..

 


SOA : 곡을 만드실 때 무엇부터 만드는지 궁금합니다.. 베이스를 먼저 만든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요..

그리고 주로 쓰는 악기와 앞으로 구입을 원하는 악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서태지 : 곡마다 다른 경우는 있겠지만 대부부 GUITAR RIFF를 먼저 만들어요. 다음엔 DRUM ASAA파트를 만들고

마지막으로 VOCAL 파트를 만들죠. 악기나 기타 장비는 일단 추가 구입할 의사가 없습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하드코어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신디사어저류의 악기는 사용할 일이 별로 없네요.

가지고 있는 것이라면 KORG의 TRINITY정도? (다만 가까운 시일 내에 TRITON-RACK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SOA : 5집 때부터 주로 어떻게 작업했는지.. 들어보면 샘플을 많이 사용한 것 같은데.. 지금 들어도 새롭답니다.

이번 앨범의 전반적인 작업 형태가 궁금하구요. '울트라맨이야' 목고리에 넣은 이팩터 종류는 어떤 것인지 알고 싶네요.

그리고 주로 좋아하는 잘 듣는 그룹이나 음악 스타일에 대해서도 궁금하구요.

그리고 미국에서 레코딩 믹싱한 것과 한국에서 작업한 것들과의 차이 다름 점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서태지 : 예전에 첫 앨범은 아주 열악한 상태에서 제작되었어요..

흔한 믹서도 하나 없어서 악기들의 볼륨을 조절하여 믹싱을 했었죠. 마이크도 SHURE의 SM-58만 사용했구요.

당시로서는 특이하게 샘플러를 사용한 기억이 나네요. CD외 LP을 이용해서 샘플을 얻었지요.

주로 LP를 많이 사용했었죠. 이번 앨범은 모든 작업을 집에서 혼자 제작했습니다.. 스튜디오에서 작업한 것은

DRUM SAMPLLING작업밖에 없어요. DURM은 처음엔 리얼로 녹음하려 했는데 원하는 느낌이 나질 않더군요.

그래서 샘플링한후 다시 시퀀싱해서 완성했습니다. 모든 작업이 집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미국에서의 작업과 한국에서의 작업은 음질적으로 혹은 음악적으로 특별한 차이가 없다고 생각해요.

돈 많이 들인다고 해서 좋은 음악이 나오지는 않아요. 머리 속에 목표하는 사운드를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완성하는게 중요하죠. 보컬에 사용된 이펙트 중 특별한 것은 없네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하모나이저 리버브 프로세서 딜레이 등 아주 흔한 이펙트를 사용했습니다..

요즘 하드코어 핌프락을 하는 많은 그룹을 좋아 하는데 .. KORN , TOOLS, COACHAMBER, SLIPNOT 등

그들의 음악을 좋아해서 많이 듣고 있죠...

 

 


SOA : 본사의 홈페이지에 올라온 모 잡지의 기사 중

'서태지 좀 더 건방져져라' 라는 글이 있는데요...

저희가 봤을 때는 최근 언론이나 평론의 표절시비라든지

서태지씨에게 쏟아지는 음악적 문화적 무게에 대한

글들이라고 봅니다.

이러한 언론의 보도나 부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서태지 : 평론에 대해서는 불만이 많죠 다 이시죠?(웃음)

그리고 언론의 여러 말들애 대해선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그러한 말들이나 음악적 부담감에 대해서는 전면적으로

거부하거나 대항하기보다는 나름대로 사전작업을  통해

음악으로 대답하고 싶어요.

말보다는 행동으로 그리고 음악으로 말할 겁니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이기는게 이기는 거니까요...

 

 


 

SOA : 서태지씨가 음악을 하면서 모아온 많은 돈을 어찌 쓰실 건지 궁금하네요?


서태지 : 지난번 기자들에게 같은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 개인적인 일에 너무 관심 가지지 말기를 바랍니다..

알아서 잘 쓰겠습니다(웃음)

 

 


SOA : 음악을 시작하게 된 동기와 처음으로 구입한 악기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서태지 : 아마도 음악하는 사람들이 비슷한 과정을 거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그냥 '그룹사운드'란 말이

멋있어서 시작했죠. 전기 기타가 멋있어서 구입했구요. 당시 만오천원짜리 기타를 오천원에 중고로 구입했던 걸로 기억해요.

아마도 84년도였을 거예요

 

 


SOA : 저번 솔로 1집 포스터에 보면(어떤 남자가 웃옷 벗고 등에 날개를 단) 거기에 영어랑 이상한 문자들이 있던데..

혹시나 해서 컴퓨터 자판으로 대입해보니 시인 '이상'의 오감도' 의 글이 나오더군요. 왜 그런 메시지를 남기셨나요?


서태지 : 아..... 그 문자... 일부러 집어 넣는 거예요. 당시 음반 기획사의 제안으로 했던 거죠.

이상의 천재성 난해함... 같은 것들이 음반의 컨셉과 맞는 것 같아.. 기획했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별 의미를 두었던 건 아닙니다..

 


SOA : 신인을 키울 생각은 없는지... 프로듀서....


서태지 : 이 부분은 아직 뭐라고 말할 단계는 아닌거 같아요..

 

 


SOA : 아까의 질문과 좀 중복되긴 하지만.. 지난 앨범과 이번 앨범의 드러머는 누구인지..

아니면 프로그램밍인지.. 프로그래밍이라면 드럼모듈은 무얼 쓰는지 궁금합니다.


서태지 : FEARFACTORY의 드러머가 처음에 리얼로 드럼 레코딩을 했습니다..

아주 유명한 드러머인데도 느낌이 원하는대로 나오질 않더군요 . 그래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샘플링을 한 후

다시 시퀀싱을 해 작업했습니다. 직접 시퀀싱 했기 때문에 비교적 원하는 느낌을 얻을 수 있었죠.

좀 복잡한 작업을 하기는 했지만 100%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네요.

말씀드린 것처럼 드럼 샘플링을 제외하고는 모두 집에서 직접 작업했습니다..

 

 


SOA : 자신을 예술가로 생각하는지 아니면 음악가로 생각하는지 궁금해하는 팬들이 있는데..


서태지 : 그게 뭐가 다른 거죠 ?


SOA : 자심의 음악 속에 인간의 깊은 영혼을 관통하는 '예술적인 깊이'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진정 음악을

통해 무엇을 느끼고 말하고 전달하고 싶은 건지?


서태지 : 너무 어려운 질문이네요. 예술적인 깊이나,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없다면 음악을 한다고 할 수 없겠죠.

저 역시 음악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제 경우에는 가사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보다 음악자체가 가지고 있는 느낌의 전달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가사와 음악을 분리하기 보다는 전체적인 구조로서의 음악 메시지 말이죠..

 

 


SOA : 지금 드럼 치는 멤버는 원래 활동하던 분이었는지 아님 이번에 새로 영입된 멤버인지 궁금하구요.

다른 곳에서 활동하던 멤버라면 어디서 활동하던 분인지 알고 싶습니다.


서태지 : 현재의 드러머는 새로 영입된 멤버입니다. BOLT UP RIGHT 의 드러머였던 HEFF라는 친군데 미국사람으로

언더 성향의 드러머입니다. 현재의 그룹이 프로젝트 그룹의 성격이기 때문에 한시적으로 같이 활동하는 멤버라고

할 수 있겠죠. 이전에 한국에 오기 전까지 유명한 KID ROCK의 오프닝 밴드로도 활동했던 사람입니다.

 

 


SOA : 예전에 음악 공부할 때 어떤 것을 공부했는지 알고 싶습니다. 화성학이나 음악이론 컴퓨터 음악 기술..

그리고 연구하던 음악인의 음악들...등등 공부를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고 그렇게 데뷔하기 전까지나 혹은 현재까지

음악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 또 예전에 독학할 때 에피소드 같은 것이 궁금합니다.

언어적인 면에서 한국어를 상당히 리듬감 있게 이용하는 것 같은데 일반적으로 멜로디에 가사 붙이고 혹은 가사에

멜로디 붙이는게 아니고 그 발음에서 나는 고유한 리듬감을 사용하는 것 같은데 맞는지 맞는다면 특별히

그럼 발음이나 창법을 용해서 리듬감을 주는 노하우는 뭔지... 그리고 자라나는 꿈 나무들에게 음악적으로

또 기술적으로 할말이 있다면 ..


서태지 : 음악 생활 초기에 화성학 등을 공부했습니다. 이론적인 지식들이 무시될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별 도움이 못된 것 같아요. 오히려 좋아하는 음악들을 카피해서 연습한 것이 큰 도움이 됐죠.

가사에 대해서는.... 많은 신경을 쓰긴 하지만 그다지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건 아닙니다.

음악 공부는...독학하면서 큰 어려움이 있었던 적은 없는 것 같아요. 특별히 힘든 기억이 없어요.

공부하고... 음악생활하면서 행복했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물론 행복하구요.

다만 서태지와아이들 활동이후 주변환경이 좀 힘들었지만 대신 이때부터는

저를 믿어주는 팬들이 있어서 그 점이 행복했구요..

 

 


SOA : 언제부터 음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지 궁금해하는 팬들이 있어요. 또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음악 공부를

해왔는지도 궁금해 합니다. 그리고 다룰 줄 아는 악기는 대체 몇 가지가 되는 지고 알고 싶습니다.

원래 베이스로 시작했는데 왜 서태지와아이들 이후론 기타를 치는지?


서태지 :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오천원짜리 전기기타로 악기 연주를 시작했지요.

집에 있는 전축에 연결해서 연습했구요.... 좀 우스운 해프닝이지만... 연주법을 몰라서 기타를 가지고 BASS를 연주했어요.

(웃음) 그냥 기타가 좋아서 시작한 것인데 연주법을 몰라서 베이스 연습을 했으니 기타와 베이스 두 가지를

같이 시작한 거네요.

음악을 시작한 동기는 말씀드린 것처럼 그냥 그룹사운드와 전기기타가 멋있어 보여서 시작한게 됐죠.

현재 기타를 연주하는데는 별다른 의미는 없어요. 아무 악기나 입맛에 맞고 음악에 도움이 된다면 다 연주하죠.

이번 앨범에서도 스크래치 빼고는 모두 직접 연주한 것들입니다. 물론 베이스도 직접 연주했습니다.

 

 


SOA : 현재 보유하고 있는 개인 소유의 악기는? 그중 가장 아끼는 악기와 메인 악기는?


서태지 : 밝힐 수 없습니다.(웃음) 그래도 하나만 꼽으라면....토바야스 베이스 기타를 가장 아낍니다..

 

 


SOA : 곡을 먼저 씁니까? 아님 가사를 먼저 씁니까? 그리고 가사의 영감은 어떻게 얻는지 궁금합니다


서태지 : 가사는 가장 마지막에 작업합니다. 특별하게 영감을 얻기 위해 신경쓰지는 않고..

생활하면서 문득 생각나는 것들 평소에 하고 싶은 말들을 가사로 사용합니다..

 

 


SOA : 예전 X-JAPAN 의 베이시스느 TAIJI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태지씨의 이름도 거기에서 모티브를 얻는 건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서태지 : 전에도 같은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

X-JAPAN의 TAIJI하고는 전혀 무관하게 이름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당시에도 엑스저팬은 즐겨 들었지만 베이시스트의 이름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했어요.

시나위 들어갈 때 그냥 본명보다는 멋있는 이름을 만들려고 해서 만들었던 거죠.

개인적으로 태자를 좋아서 썼고. 다음에는 지를 붙이고 이름에 어울리는 서자를

사용해서 이름을 만들었죠...

 

 


SOA : 이건 진행상의 개인적인 질문인데요.

귀국 직후 언론에서 일본색에 대한 비판이 많았습니다.

일본음악의 흉내라는 비판도 있었구요.. 그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서태지 : 일본 색 운운하는 언론이 우스워요.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당시 일부 언론에서 서태지 죽이기 작업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신경쓰지 않아요.

참고로 미국에 간 후 일본 음악은 가급적 듣지 않았어요..

일단 본토 음악에 충실하기 위해서 였죠.

 

 


SOA : 앨범 재킷에 보면 다윗 별(꼭지 여섯 개) 이 나와 있는데요. 이 별이 왜 그 재킷 안에 그려져 있는지?

분명 서태지씨라면 그에 관한 이유가 있을 법한데.. 뭘 까요?


서태지 :그런게 있었나요?(앨범 재킷을 유심히 살펴본다.) 잘 모르겠네요..

 

 


SOA : 이번 앨범의 믹싱 레코딩 엔지니어인 JOSON ROBERT 라는 분에 대해 알려주세요.

서태지와 아이들 3집과 4집때도 같이 작업하셨던데.. 어떻게 같이 하게 되었고

또 어떤 뮤지션들의 앨범에 참여했었는지...


서태지 : CYPRESS HILL, HOUSE OF PAIN, SUGAR RAY, GUNS'N ROSES 등의 앨범에서 활동한 던 분입니다.

아는 분의 소개로 3집부터 같이 작업했죠. 미국에서 만난 사람 중 가장 인간적이고 정이 많은 사람입니다.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사람이죠. 아주 뛰어나고 저와 잘 어울리는 엔지니어라고 생각합니다

 

 


SOA : 이번 앨범에 들어있는 표절이라는 곡 말인데요... 그 곡이 샘플 씨디에서 하나도 편집 안하고..

그래도 가져온 것이라는 말들이 있더군요. 말 그대로 일부러 표절을 했다는 어떤 의도로 앨범에 싣게 된 건지 궁금합니다..

 
서태지 : 미국의 하드코어 앨범들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방법인데요.. 하드코어 음악은 음악의 특성상

높은 볼륨으로 3개 정도의 트랙을 한번에 들으면 귀가 피곤해집니다.

그래서 중간에 쉴 수 있는 트랙의 의미로 기획한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표절 의혹을 인정할 수 없다는 '반항끼 어린' 의미로 제목을 만들어 봤습니다..

 

 


SOA : 서태지씨의 음악은 예전부터 ROCK에 뿌리를 두고 있었고 솔로앨범으로 올수록 점점 더 그 성향이

짙어지는 것 같은데요... 최근 유행하는 테크노 쪽에는 관심이 없으신지.. 만일 있다면 테크노 중 어떤 장르를

주로 들으시면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서태지 : 테크노에 관심 많습니다. 작업에 대한 구상은 현재 없지만 많이 즐겨 듣고 있어요. 서태지와 아이들

초기에는 잠시 '미친'적도 있었죠. 지금도 테크노의 색깔을 음악에 사용하고 있기도 하고 현재는 특별한 아티스트보다

TV에 많이 나오는 대중적인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듣고 좋아해요..

 

 


SOA : 여성으로서 음악하기가 힘들다고 하던데요... 일단 여성 가수들은 예전에 비해 그 활동이 활발해진 것이

사실입니다만 뮤지션이라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신 분이 계시네요..


서태지 : 질문이 잘 이해되지 않는데요. 실력만 있으면 벌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음악분야는 그야말로

실력만 있으면 성 차별이 없는 분야라 생각합니다..

 

 


SOA : 음악 공부할 때 정말로 100% 독학하셨는지 궁금하네요. 본사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질문 중에는

서태지씨의 영향을 받아 음악을 시작한 분들이 많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뜨거운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가진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서태지 : 감사합니다. 음악공부는 100% 독학으로 했습니다. 별 어려움은 없었어요.

후배 여러분들도 더욱 열심히 공부하시고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SOA : 이번 앨범 기타 사운드의 핵심 장비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즐겨 쓰시는 미디 쪽 장비도 궁금하다고들 하는군요.

모든걸 혼자 하는데.. 곡에 대한 소스는 주로 어디서 얻는 것이며 어떤 것부터 녹음하시나..

가장 궁금한 건 처음 쓴 장비와 프로그램 어떻게 배웠는지 궁금합니다..


서태지 : 기타 사운드의 핵심 장비는 비밀입니다.(웃음) 미국에서도 '악기 세팅법' 이라고 나오는 책들... 그거  다 뻥이죠.

어느 누구도 그 노하우를 100% 공개해 주지는 않아요....

죄송~~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처음엔 주로 기타 리프를 만듭니다.

장비와 프로그램들은 모두 독학으로 익힌 것들입니다..

 

 

 

 

 

 

 

 

 

 

 

 

 

 

 

 

 

 

 

 

 

SOA : 서태지씨가 처음 의도했던 대로 음악이 나오는지를 알고 싶습니다. 처음에 구상했던 음악...

그 음악이 그래도 표현이 되냐는 질문인데요. 이 질문을 하신 분의 경우엔 음악을 만들 때 처음 했던 의도와는

약간 다르게 음악이 나올 때가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국내의 음악이고 그 동안 계시던 미국의 음악에 대해서 한마디 해주신다면...


서태지 : 처음 의도와 100% 일치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90%정도면 아주 만족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정도의 수준으로 끌어 올리려고 많은 노력을 하죠. 사실 제 앨범 미국에서는 그저 그런 앨범에 속할지도 모르죠.

한국에서는 많이 들 사랑해 주시지만요. 미국의 음악 수준은 분명 우리보다 엄청나게 높습니다. 비교 자체가 좀 힘들죠.

현실적으로 인정할 건 인정해야죠. 사실 미국에서의 생활은 수준 높은 음악에 대한 공부와 현실적인 수준차이에 대한

인정을 하게 된 기간이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현실을 인정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으려면 현실을 인정하고 많은 노력을 해야죠...

 

 


SOA : 한 곡을 만들 때 보통 어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나요? 곡마다 다르겠지만...하루를 넘어가는지 궁금해사는

분들에게 답변을 해주세요..


서태지 : 하루를 넘어가냐구요? 하하하(웃음) 이번 앨범은 2년에 걸쳐서 준비하고 작업했습니다.

평균 한 곡에 4~5개월은 준비했다고 볼 수 있죠. 미국에 간 후 1년 정도 쉰 후 계속 작업에 몰두했습니다..

 

 


SOA : 100곡 정도를 작곡 해 놓으셨다구 하는데 사실인가요?


서태지 : 전혀 근거 없는 말입니다. 이번 앨범은 사실 14곡 정도 준비 했었구요.

작업하면서 7곡을 추려서 앨범에 담았죠. 100곡이라... 전혀 근거 없는 말입니다.


SOA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마디하면..


서태지 : 몸이 으스러지도록 열심히 음악생활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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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ineTree]